▲ 13일 오후 신한금융투자는 '미래형 자동차, 그리고 2차전지'라는 주제로 언택트 강연프로그램 '신한디지털포럼'을 진행했다. |
"향후 2~3년 동안은 한국 업체가 2차전지시장을 주도하는 환경이 지속될 것입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13일 오후 '미래형 자동차, 그리고 2차전지'라는 주제로 진행된 언택트 온라인 강연 '신한디지털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2차전지 종목을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진 가운데 국내 2차전지 업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최근 유럽과 중국 등에서 신생업체들이 여럿 등장하고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업체들이 공격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나서는 데 따라 국내 배터리3사의 글로벌시장 지위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정용진 수석연구원은 이와 같은 우려에 "후발주자들의 본격적 성장은 2024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1위 업체로 도약한 CATL을 제외한 파라시스 등 중국업체는 아직 세컨티어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 경쟁력 등을 무기로 중국의 배터리업체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객관적 기준으로 봤을 때 아직 국내 배터리업체를 뛰어넘을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는 전문가의 판단이 나온 만큼 투자자들이 참고할만 하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3사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지난해 11월 기준 LG에너지솔루션 20.5%, SK온 5.8%, 삼성SDI 4.5% 등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시장점유율 2위, SK온과 삼성SDI는 5~6위를 차지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2차전지업체로 꼽힌다.
또한 신생 배터리업체들이 대규모 공장증설 계획 등을 발표하는 점도 짚었다.
이러한 발표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이 계획에는 '허수'가 포함됐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 그대로 실현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 수석연구원은 2차전지산업의 구조적 특성에 주목했다.
정 연구원은 "2차전지시장은 소수 업체의 과점화가 심화하고 있으며 공급이 주도하는 시장"이라며 "이는 2차전지산업의 밸류체인 특성상 규모의 경제가 공고해지는 데 따른 것이며 다른 말로 선점효과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는 대규모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후발주자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선점효과 등에 힘입어 국내 2차전지업체들의 시장지위가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정 수석연구원은 한국 2차전지업체들은 유럽과 미국시장에 집중하고 중국 업체는 내수시장에 집중하는 이원화된 구조가 갖춰질 것으로 봤다.
이는 '리쇼어링' 때문이라고 짚었다.
리쇼어링은 글로벌 기업들이 과거 해외로 이전했던 생산시설을 다시 본국으로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자동차산업에서도 '리쇼어링'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결과적으로 밸류체인의 로컬화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자국산구매우선법(Buy American Act, BAA)에 따라 지엠(GM),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이 한국 배터리3사와 손을 잡고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2차전지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당연히 국내 배터리3사의 미국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유럽에서는 한국 2차전지회사들이 이미 생산거점을 마련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대규모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시장 선점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