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친숙한 로지, 릴 미켈라 등의 가상인간들은 대부분 모델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광고모델이나 패션모델로 활동하는 것이 우리에게 친숙한 가상인간들의 활동패턴이다.
가상인간이 종사하고 있는 직업에 모델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대기업에서 개발한 가상인간들은 대부분 특정한 목적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브라질 법인에서 개발한 샘은 처음부터 가상인간으로 개발된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브라질 법인에서 2D캐릭터로 활용하던 교육용 캐릭터가 기술의 발달에 따라 단순히 3D캐릭터로 변화했다.
하지만 인터넷 세상에서, 그것도 서양의 누리꾼들에게 샘이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면서 샘에게는 여러 가지 설정이 붙기 시작했다. 샘의 나이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샘의 원화가인 사만다 로드리게스는 공식적으로 ‘샘의 나이는 26세다, 하지만 동안이다’고 확인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인기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샘의 역할을 브라질 법인의 직원 교육으로 못박았다. 앞으로 샘을 공식 마스코트로 쓰거나 인공지능 비서로 활용할 계획은 없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가상인간인지, 단순한 3D 캐릭터인지 논란이 있는 샘과 달리 LG전자가 개발한 ‘김래아’는 LG전자가 ‘소속사’를 자처하고 있는 진짜 가상인간이다. 일단 가상인간의 필수요소 가운데 하나인 개인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래아의 역할은 공식 홍보모델이다. 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회인 CES2021에 직접 나와서 LG전자의 여러 가지 기술들을 홍보하기도 했다.
김래아는 가상인간이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해 LG전자를 홍보하고 있다. 김래아는 닌텐도의 유명 게임인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안으로 직접 들어가 그 게임 안에서 LG전자의 올레드TV를 홍보하기도 했다.
요즘 김래아의 활동이 좀 뜸하기도 했다. 김래아의 인스타그램을 들어가보면 김래아의 활동이 뜸해 팬들이 남긴 아쉬움이 가득한 댓글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LG전자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2022에서 올해 김래아의 데뷔 앨범 출시계획을 내놨다.
쇼호스트 가상인간도 있다. 롯데홈쇼핑의 루시가 그 주인공이다.
루시는 롯데홈쇼핑의 쇼호스트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심지어 라이브커머스까지 진행한다. 가상인간이 라이브 방송을 한다는 이야기니까 이쯤 되면 진짜 인간과 크게 다를 것이 없어보이기도 한다.
모델, 홍보활동, 쇼호스트처럼 기업의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활동 말고 좀 특별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가상인간은 없을까?
스마일게이트에서 만든 가상현실 게임 포커스 온 유의 여주인공, 한유아가 그 예시가 될 수 있다.
한유아는 원래는 게임 속의 캐릭터에 불과했다. 하지만 한유아는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의 ‘여자친구’역할로 인기를 끌면서 게임 밖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됐다.
한유아는 인스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최근에는 시민단체인 희망친구 기아대책본부의 기아대책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하이브에게 대규모 투자를 받고 아이돌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모든 가상인간, 로지, 릴 미켈라, 샘, 김래아, 루시, 한유아는 모두 여성이다.
왜 현재 활약하고 있는 가상인간들은 전부 여성일까?
가상인간 세계에서도 최근 트렌드인 ‘우먼 파워’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가상인간의 소비계층이 여성 가상인간을 원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가상인간마저도 성 상품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슬픈 이야기일까?
다음 영상에서는 유명한 가상인간이 주로 여성인 이유, 그리고 가상인간의 성 상품화 논란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채널Who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