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서울 은평구 불광5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서 GS건설과 정면승부를 벌인다.
롯데건설이 수주에 성공한다면 도시정비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인정받는 데 더해 서울 서북권에 롯데캐슬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11일 도시정비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서울 서북권 주요 재개발사업장으로 꼽히는 불광5구역에서는 롯데건설과 GS건설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서울 은평구 불광5구역 재개발사업은 GS건설이 일찍부터 공을 들여온 사업장으로 입찰 참여가 점쳐졌던 DL이앤씨, 현대건설 등이 철수하면서 GS건설 단독입찰 가능성까지 언급됐다.
하지만 최근 롯데건설이 최종 입찰에 참여하면서 GS건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 사장은 도시정비사업에서 경쟁이 치열한 서울 강남권보다 강북권 등 다양한 지역에서 사업성을 바탕으로 선별적으로 수주전에 뛰어드는 전략을 보여왔다.
불광5구역은 32개동 규모의 대단지인 데다 입지조건도 좋아 앞으로 은평구의 랜드마크 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불광5구역은 은평구 불광동 238번지 일대 약 11만7919㎡ 구역으로 재개발사업을 통해 지하 3층~지상 24층 규모 아파트 32개동, 모두 2387세대 단지로 조성된다.
총공사비만 6391억 원 규모로 현장 설명회 당시 롯데건설, GS건설을 비롯해 대우건설, DL이앤씨, 한화건설, DL건설 등 건설사 6곳이 참여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위치로 봐도 도보 5분 안팎으로 지하철 3호선과 6호선 환승역인 불광역과 6호선 독바위역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지하철로 한 정거장 거리에 있는 연신내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이 연결될 예정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가 들어서면 단지에서 삼성역까지 20분에 갈 수 있다.
무엇보다 불광5구역과 도로 하나를 두고 마주보는 구역에 588세대 불광롯데캐슬 아파트 단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롯데건설은 이번 사업 수주에 더욱 욕심이 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북권에 3천 세대 규모의 롯데캐슬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불광5구역 재개발사업 조합을 상대로도 이런 청사진을 적극적으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건설은 이미 입찰 때부터 불광5구역에 롯데캐슬 브랜드를 적용하겠다고 제안했고 대내외적으로도 바로 옆에 불광롯데캐슬 단지가 있는 점을 이번 수주전의 강력한 이점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도시정비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이나 수주실적 모두 롯데건설은 GS건설보다 뒤처진다.
GS건설은 원래도 국내 주택사업 강자인 데다 2021년 재개발과 재건축, 리모델링 등 도시정비영역 수주실적이 5조 원을 돌파했다.
롯데건설도 2년 연속 도시정비 수주실적이 2조 원을 넘어서며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주택사업에 특히 집중한 GS건설과는 격차가 있다.
다만 롯데건설도 국내 주택시장에서 저력을 갖추고 있다.
지금은 시공사가 변경됐지만 앞서 2018년 서울 흑석9구역 재개발사업에서 GS건설과 맞붙어 시공권을 따내기도 했다.
하 사장은 2017년 롯데건설 대표에 오른 뒤 주택사업 강화에 힘썼다. 주택부문에서도 특히 수익성이 좋은 분야로 여겨지는 도시정비사업 확대에도 힘을 싣고 있다.
롯데건설은 2017년 서울 강남권 재건축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보였는데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주택사업본부장으로 일하며 주택사업에 밝은 하 사장이 실력발휘를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롯데건설은 당시 잠실 미성크로바 아파트와 신반포13차, 신반포14차, 방배14구역 등 알짜배기 사업장을 모두 수주했다.
롯데건설은 2017년 도시정비사업 순위 5위(1조8511억 원), 2018년(1조5262억 원)과 2019년에는 4위에 올랐다.
2020년에는 도시정비사업에서 2조6326억 원의 수주를 올리면서 3위에 올랐다. 2015년 올렸던 최고기록(2조5743억 원)도 경신했다.
지난해에도 도시정비사업에서 2조2230억 원을 수주해 2조 원 초과 달성 성과를 이어갔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불광5구역은 예전부터 관심 있게 지켜본 사업장”이라며 “불광5구역 재개발단지에는 롯데캐슬 브랜드를 적용하는 것으로 제안했고 단지 설계에서는 아파트 외관과 문주 등 부분에서 특화디자인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불광5구역 재개발조합은 2월12일 시공자선정총회를 진행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