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도시정비사업에서 2022년을 산뜻하게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노량진뉴타운의 대장지구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노량진3구역 수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 사장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첫 4조 원 돌파로 역대 최고실적을 거뒀는데 이 기세가 내년에도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27일 노량진3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1월 현장설명회를 거쳐 2월까지는 입찰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노량진3구역에서는 그동안 포스코건설과 GS건설이 치열한 수주전을 벌여 왔었지만 최근 GS건설이 철수를 결정하면서 23일 열린 1차 입찰에는 포스코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다.
다만 HDC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재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2차 입찰에서는 4개 건설사 사이의 경쟁이 펼쳐지게 됐다.
한 사장은 노량진3구역에 재개발사업 시행 초기부터 어느 건설회사보다 공들여왔기에 2차 입찰부터 참여하는 다른 경쟁사들을 제치고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량진3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232-19 일대에 지상 최고 30층 1272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배정된 예산은 2954억1천만 원이다.
서울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재개발사업인 데다 노량진뉴타운 가운데 입지면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사업인 만큼 포스코건설은 수주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은 2021년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4조213억 원을 수주하며 국내 건설사 가운데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서울에서 따낸 사업규모는 전체 수주액의 7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남서울종합시장정비사업 주거환경개선(830억), 가락동 쌍용1차아파트 리모델링(2085억), 개포럭키아파트 소규모재건축(800억), 신도림 우성3·5차아파트 리모델링(1978억) 시공권을 따내 서울에서 5693억 원을 수주했다.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5조2741억 원으로 1위에 오른 현대건설이 서울에서만 2조59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것에 비하면 불만스러운 성적표이다.
현대건설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대치비취타운 가로주택(908억)과 잠원 갤럭시1차 리모델링(1850억 원) 사업에서의 시공사 결정도 앞두고 있어 전부 따낼 경우 서울에서만 2조3345억 원의 실적을 거두게 된다.
도시정비사업 2위를 달리고 있는 GS건설도 올해 서울에서만 2조 원 가량의 수주를 달성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서울이 갖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건설사가 서울 핵심지역에서 거둔 실적은 단순한 사업비를 넘어 브랜드가치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한성희 사장은 노량진3구역 계약을 따냄으로써 새해 초부터 서울에서 실적을 쌓고 올해 이룬 도시정비사업 부문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이 이번 노량진 재개발사업 수주에 성공한다면 단숨에 올해 서울 도시정비사업 실적의 절반 이상을 달성하는 셈이다.
포스코건설은 11월까지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3조6916억 원을 거두며 처음으로 3조 원을 돌파했다.
이에 멈추지 않고 12월 들어서는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맺고 도전한 산본 개나리13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따내며 4조 클럽에 가입했다.
산본 개나리13단지 리모델링 사업은 총 공사비가 5495억 원으로 이 가운데 포스코건설의 지분 60%에 해당하는 금액은 3297억 원이다.
포스코건설을 바짝 뒤쫓던 대우건설은 18일 불광1구역 재건축사업을 따내며 3조8892억 원으로 올해 수주를 마감해 포스코건설은 도시정비사업 3위를 확정했다.
노량진3구역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1차 입찰이 있던 당일에 바로 세 건설사들이 재입찰 참여 의사를 밝혀왔다"며 “조합원들이 포스코건설에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고 건설사들의 경쟁을 통해 더 좋은 조건을 제시받고 싶은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