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완제품(세트)사업이
한종희 DX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체제에서는 어떻게 달라질까?
13일 전자업계와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
한종희 시대’ 삼성전자 완제품사업의 키워드로 ‘연결성’이 떠오른다.
▲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
삼성전자는 기존 IM(IT&모바일)부문과 CE(소비자가전)부문이 DX부문으로 통합되면서 전자제품사업들이 전략적 일관성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이에 한 부회장이 앞으로 전자기기들 사이의 연결성을 강화해 과거 나뉘어 있었던 사업부들의 통합 시너지를 내는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사물인터넷(IoT)이나 5G(5세대 이동통신) 등 통신기술의 발달로 전자제품시장에서 연결성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완제품사업의 부문 통합은 앞으로 한 부회장의 미래전략 수립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런 연결성 강화의 예상 사례 가운데 하나로 기존 IM부문 무선사업부(현 MX사업부)의 생태계 구축전략이 가전사업까지 넓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노트북, 기타 IT 주변기기들을 하나로 묶는 생태계 ‘갤럭시 에코시스템’의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한 부회장이 앞으로 기존 CE부문 생활가전사업부와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의 가전들도 갤럭시 에코시스템에 포함하고자 하는 방침을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전자제품 생태계가 구축되면 한 제품이 생태계 내 다른 제품의 수요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예를 들면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는 스마트워치를 구매할 때 제품들 사이 연결성을 고려해 애플워치보다는 갤럭시워치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갤럭시 에코시스템에 가전이 일부 포함되고 있는 만큼 한 부회장으로서는 가전의 생태계 연결성 강화에 중점을 둔 전략을 수립하기가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조리가전 비스포크 큐커(Qooker)는 큐커에 등록된 밀키트의 바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큐커가 자동으로 최적의 조리시간과 온도 등을 설정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또 다른 고객 경험의 교차이식 예상 사례로는 갤럭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전자기기의 ‘비스포크화’가 거론된다.
비스포크 가전처럼 IT기기 외장재 색상을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더 많은 수요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더 많은 IT기기에 비스포크 콘셉트가 이식될수록 삼성전자의 완제품 생태계 안에서 ‘자신만의 색상’이라는 공통점으로 연결된 IT기기 제품군을 보유하려는 고객의 선택 폭도 넓어진다.
물론 가전사업의 비스포크 콘셉트를 IT기기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 IT기기인 스마트폰을 예로 들면 교체 주기가 2~3년가량으로 가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짧다. 교체 주기가 짧은 제품의 외장재를 다양한 색상으로 구비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세심한 공급망 관리가 요구된다.
다만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가전의 폭을 최초 냉장고에서 공기청정기, 정수기, 신발관리기 등 다양한 교체 주기의 가전들로 넓혀 가면서 공급망 관리 노하우를 충분히 축적해가고 있다.
앞서 10월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3의 비스포크 에디션이 출시되는 등 IT기기에 비스포크 콘셉트를 적용하는 시도도 한 차례 있었다.
이제 삼성전자 완제품사업이 한 사업부문에서 운영되는 만큼 한 부회장이 기존 두 사업부문 사이의 노하우를 교차이식하며 시너지를 내는 전략을 펴기도 더욱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12일 삼성전자는 통합 완제품 사업부문의 이름을 DX(Device eXperience)부문으로 정했다. 한 부회장이 DX부문 대표이사로서 DX부문장도 겸임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통합된 리더십 체제의 출범을 계기로 조직 사이 경계를 뛰어넘는 시너지 창출과 차별적 제품 및 서비스 기반을 구축해 소비자들이 최적화된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을 새 이름에 담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