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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제네시스 미국 출격, 정몽구 고급차 숙원 풀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04-17 10: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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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제네시스 미국 출격, 정몽구 고급차 숙원 풀까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015년 12월9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네시스 EQ900(해외명 G90) 신차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고급브랜드 제네시스가 미국 출격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 현대차는 여름에 제네시스 G90(국내명 EQ900)을 미국에 내놓는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말 고급브랜드로 거듭난 뒤 6개월 동안 국내 고급차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제네시스의 목표는 내수시장이 아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제네시스를 세계적 명차로 키우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제네시스는 글로벌시장의 첫 무대인 미국에서 데뷔를 코앞에 두고 있다. 미국은 가장 큰 고급차시장이자 세계 유명 고급브랜드들이 격전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제네시스의 미국시장 안착에 온힘을 쏟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에서 성공하면 글로벌시장 안착은 순풍에 돛을 달 수 있다.

◆ 제네시스, 모든 준비 마쳤다

17일 외신을 종합하면 현대차는 이르면 7월 미국시장에 제네시스 G90을 출시한다.

정의선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직접 제네시스 출범을 알린 지 8개월여 만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만들 때부터 미국시장을 최우선으로 여겼다. 10년 전부터 고민했던 고급브랜드의 이름을 제네시스로 정한 이유도 미국에서 기존 제네시스가 성공을 거뒀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미국은 세계 고급차시장의 격전지다. 미국에서 제네시스의 첫 차 G90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 제네시스 브랜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미국시장 안착이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을 가늠할 수 있다고 말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제네시스의 미국 진출을 위한 준비를 차곡차곡 밟아왔다.

현대차는 지난해 제네시스 출범에 맞춰 고급차 디자인을 전담하는 프레스티지 디자인실을 만들었다. 벤틀리에서 수석디자이너를 지낸 루크 동커볼케 전무가 이 조직을 이끌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1월 제네시스전략팀과 상품기획팀도 만들었다. 제네시스의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의 변화와 고객의 요구에 더욱 재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대차 제네시스 미국 출격, 정몽구 고급차 숙원 풀까  
▲ 맨프레드 피츠제럴드(왼쪽) 전무와 루크 동커불케 전무.
람보르기니에서 브랜드 총괄임원을 지낸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가 제네시스 브랜드전략 담당임원을 맡고 있다.

현대차는 2월 미국 서부지역본부장이던 어윈 라파엘 이사를 미국 제네시스 브랜드 총괄책임으로 임명했다.

라파엘 이사는 2010년 현대차 미국법인에 합류하기 전 크라이슬러와 토요타에서 생산과 품질을 담당했다.

자동차 브랜드 책임자로 보통 마케팅이나 영업 전문가가 발탁되지만 라파엘 이사는 공장에서 생산과 품질관리를 담당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현대차가 엔지니어 출신을 제네시스 브랜드의 총괄책임으로 임명한 이유는 품질을 통해 미국 고급차시장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도 지난해부터 전면에 나서며 제네시스 출범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6년여 만에 국내 공식행사에 모습을 나타내며 제네시스 출범을 직접 알렸다.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2016 북미 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도 직접 제네시스를 공개했다.

정 부회장이 그동안 정몽구 회장의 뒤에서 보좌하는 모습을 보이며 한발 물러나 있던 점과 대조적이다.

◆ 제네시스, 분위기는 좋다

최근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주요 외신들은 현대차가 고급차시장에 도전한다는 점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로이터는 “제네시스는 수익성 향상과 더불어 고급차시장 진입을 향한 정몽구 회장의 숙원도 풀어줄 듯하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열린 각종 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G90에 대한 평가도 좋은 편이다. 일부 미국 현대차 딜러들은 G90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이라며 출시 시기를 앞당겨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기존 2세대 제네시스가 선전하고 있는 점도 현대차에게 고무적이다.

2세대 제네시스는 미국 고급차시장에서 두 달 연속 판매 2위에 올랐다. 2세대 제네시스는 2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를 제친 데 이어 지난달 BMW 5시리즈도 제쳤다.

  현대차 제네시스 미국 출격, 정몽구 고급차 숙원 풀까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1월11일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제네시스 G90(국내명 EQ900)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미국에서 2세대 제네시스의 판매가 늘어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고급브랜드의 후광효과가 꼽힌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를 만들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기존 제네시스를 고급차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특히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완전히 독립시키기 전까지 현대차와 영업망 등을 공유한다는 점에 대해 우려의 시각이 나온다.

USA투데이는 제네시스가 ‘성장통’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을 최근 내놓았다.

USA투데이는 “현대차가 당분간 지금의 영업망을 활용해 제네시스 G90과 G80을 판매한다”며 “이런 전략은 토요타가 단 2종의 차종으로 독립적 영업망을 활용했던 것과 비교하면 장기적으로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제네시스만의 영업망을 갖추는 일은 엄청난 비용이 드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오토모티브 뉴스도 지난해 “고급차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지만 현대차는 일본 혼다나 닛산, 토요타가 고급브랜드를 만들었을 때보다 더 많은 도전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매체는 기아차 미국법인 마케팅총괄 담당자를 지냈던 이안 비비스의 말을 인용해 “제네시스가 10년 이상 브랜드 가치를 쌓아온 경쟁자들과 경쟁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동차업계의 한 전문가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알리려면 충성 고객을 늘려야 한다”며 “미국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알리기까지 최소 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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