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당 대통령선거의 방향키를 잡으면서 선대위 인선과 관련해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시선이 모인다.
다만 선대위 출범을 앞두고 당내 내홍이 가까스로 수습된 만큼 새로운 갈등으로 번질 수 있는 선대위 전면개편 등에는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울산 회동'을 통해 갈등을 수습했지만 선대위 합류 조건으로 '전권'을 요구해온
김종인 전 위원장이 선대위를 총괄하게 되면서 선대위 인선과 관련해 다시 잡음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실무자 위주의 작은 선대위를 강조하면서 윤 후보 경선캠프의 중진들을 2선으로 후퇴시키고 선대위를 전면 재구성하는 방안 등을 선대위 합류조건으로 요구해왔다.
윤 후보가 그동안 김 전 위원장의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시선이 많았는데 상황이 뒤바뀐 셈이다.
김 전 위원장은 4일에도 서울시 종로구 사무실 앞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요란하게 기구만 크다고 해서 선대위가 잘 되는게 아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전면에 나서게 되면 김 전 위원장과 사이가 껄끄러운
김병준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이 좁아질 가능성도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합류를 결심한 이유에 말을 아끼고 있지만 윤 후보와 이 대표의 회동 직후 김 전 위원장의 합류가 발표된 점을 고려하면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에서 권한을 어느정도 약속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대표적 김 전 위원장 영입론자인 이 대표가 윤 후보와 회동에서 김 전 위원장 합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만 그동안 김 전 위원장의 합류를 둘러싼 갈등이 당내 권력투쟁으로 비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김 전 위원장으로서도 당장은 전권을 휘두르는 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윤 후보가 당내 갈등을 수습하고 선대위가 공식 출범하는 마당에 김 전 위원장이 다시 갈등을 촉발시킨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마련해 놓은 선대위 인선을 유지하면서 선대위 안에서 권한과 역할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도 전날 "인선을 많이 끝냈기 때문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을 놓고 내가 뭐라고 할 순 없다"며 "부서를 만들어 내 할 일만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 퍼즐이 맞춰지면서 선대위의 외연 확장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에 합류하면서 금태섭 전 의원의 국민의힘 선대위 합류 가능성도 높아졌다. 금 전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이 강력하게 추천한 인물로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가 무산됐다고 여겨졌을 때에는 선대위 합류가 불투명했다.
금 전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 처리와 조국사태 때 더불어민주당 당론과 다른 목소리를 낸 뒤 지난해 10월 민주당을 탈당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4일 김 전 위원장 사무실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금 전 의원은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며 "종합상황본부에서 기획이나 전략 업무를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가 한 차례 영입에 실패했던 권경애 변호사와 김영률 회계사의 선대위 합류 가능성도 나온다. 권 변호사와 김 회계사는 '조국흑서' 공동저자로 중도·탈문(탈문재인) 진보성향 인사로 꼽힌다.
권 변호사는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이 11월24일 만찬회동을 한 뒤 두 사람의 결별한 것으로 전해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현대판 기묘사화라며 윤 후보를 비판하고 선대위 합류를 거부한 바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