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경쟁에서 우위를 계속 지켜낼까?
KEB하나은행은 가장 많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가입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전산통합 문제로 일임형 상품의 출시가 늦어져 향후 불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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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월14일에 출시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는 누적가입자수 126만6668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예치금액도 5237억 원에 이른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는 은행이나 증권사의 계좌 하나로 여러 금융상품을 종합해 관리하는 상품이다. 소비자가 투자상품을 직접 고르는 신탁형과 금융회사에서 투자상품 포트폴리오를 보여주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일임받는 일임형으로 분류된다.
KEB하나은행은 신탁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30만 계좌 이상 유치해 가장 많은 고객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된 예치금액도 970억 원을 돌파해 선두에 올랐다.
KEB하나은행은 특판으로 내놓은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의 인기몰이에 힘입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유치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선 것으로 분석됐다.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는 특정 주가나 지수의 변동에 따라 일정 수익률의 이익을 만기에 지급받는 상품이다. 원금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주가연계증권(ELS)과 차별화된다.
KEB하나은행은 하나금융투자와 협업해 최소 연 2.5% 수익을 보장하는 1년 만기의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의 관리상품 가운데 하나로 판매했다.
이 상품은 완판행진을 이어가면서 전체 700억 원의 가입실적을 이끌어냈다. KEB하나은행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가입한 고객 가운데 53% 이상이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를 관리상품으로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은 최근 한화투자증권과 손잡고 최소 연 2.2% 수익을 보장하는 9개월 만기의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판매도 시작했다. 이 상품을 통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판매 경쟁 초반의 우위를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도 최근 열린 2분기 조회사에서 “KEB하나은행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등을 중심으로 한 고객유치 전쟁을 앞두고 있다”며 “좋은 상품을 판매한다는 자부심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영업을 통해 열악한 고객 기반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KEB하나은행이 다른 시중은행보다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상품을 늦게 내놓는 점이 향후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일임형은 신탁형보다 수수료를 높게 매기고 고객 1인당 가입금액도 많은 편이다. 지금까지 증권사만 팔 수 있었지만 최근 은행도 판매를 허용받았다.
KEB하나은행은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전산통합을 끝내는 6월 이후에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경쟁은행인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은 11일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상품을 일제히 출시하고 치열한 마케팅 경쟁에 돌입했다.
이에 대해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전산통합을 하기 전에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상품을 섣불리 내놓으면 전산사고 등의 위험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며 “전산통합 전까지 일임형 상품 출시를 착실하게 준비하는 쪽이 더욱 안정적이고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