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이 2022년도 SK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주요 계열사로 이동하지 않았지만 아직 남아있는 SK온 임원인사에서 주요 보직을 맡게 될 가능성이 있다.
SK그룹이 전기차배터리를 차세대 사업으로 키우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최 부회장이 SK온으로 경영에 복귀한다면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중요 보직을 맡게 된다.
SK그룹 주요 계열사는 2일 2022년도 정기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SK그룹 임원인사에 최대 관건은 경영일선 복귀가 자유로워진
최재원 부회장의 계열사 대표이사 선임 여부로 꼽혔다.
최 부회장이 2016년 가석방으로 풀려난 뒤 취업이 제한되는 상황에도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등 다양한 계열사 행사에 참석하며 경영복귀 를 예고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애초 최 부회장이 SKE&S 또는 SK이노베이션에서 주요 보직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번 임원인사를 앞두고 유력하게 나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계열사 인사가 발표된 가운데 최 부회장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았다.
최 부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할 계열사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을 주목해야 한다는 시선이 힘을 얻고 있다.
SK온은 경영상 주요 진행사안들을 고려해 12월 중으로 이사회를 열고 별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최 부회장은 그동안 2018년 헝가리 코마콤 배터리공장 기공식, 2019년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공장 기공식 등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관련 주요 행사에 참석해 왔다.
배터리사업 특성상 대규모 투자 결정이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오너일가 경영인이 강한 리더십으로 사업을 주도하는 데 장점을 가질 수 있다.
SK그룹의 배터리 등 친환경사업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미래 주요 먹거리다.
최 부회장이
최태원 회장의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면 긍정적 성과를 낼 공산이 크다.
일각에서 최 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온으로 경영복귀를 하는 일은 격에 맞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최근 LG그룹의 2인자로 꼽히는 권영수 전 LG 부회장이 LG그룹의 배터리계열사인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에 선임된 사례가 있다.
SK온이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등 경쟁사에 맞서 투자를 확대하고 고객사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일이 중요한 시점인 만큼 최 부회장의 이동이 크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최 부회장이 SK온 경영일선에 복귀하면 지동섭 SK온 대표이사 사장은 전문경영인으로서 사업운영에 역량을 발휘하고 최 부회장은 SK 수석부회장을 겸임하며 SK온에 필요한 투자유치에 적극 나설 공산이 크다.
최 부회장은 SK그룹이 배터리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다양한 분야를 주도해 온 만큼 경영 복귀에 명분도 충분하다.
2004년 SK이노베이션의 연료전지 분리막기술 개발, 2012년 9월 서산 배터리공장 준공 등을 모두 최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회장은 2020년 7월
최태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SK이노베이션의 충남 서산 배터리 생산공장에서 배터리 분야 관련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도 함께 했다.
올해 7월에도 최 회장의 미국 출장에 동행해 미국내 배터리사업현장을 점검하기도 하는 등 배터리사업 현안에 관심을 적극 기울여 왔다.
최 부회장은 SK그룹의 계열사 자금 수백억 원을 횡령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가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2013년 9월 2심에서 징역 3년6개월 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2014년 2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수감됐으며 형기만료를 3개월 여 앞둔 2016년 7월말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최 부회장은 이후 특경가법에 따라 5년 동안 취업을 할 수 없다는 취업제한 5년 규정을 적용받았으며 2021년 10월 말부로 이 조치에서 풀려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