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는 점이 이번 인사에서 다시 확인됐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앞으로 롯데그룹의 미래를 찾는 데 구체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책임감도 더욱 무거워졌다.
25일 실시된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지주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이동우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롯데지주 부회장 2명체제가 약 1년3개월 만에 다시 가동한다.
2019년 12월 롯데지주 대표이사에 송용덕 부회장이 선임되면서 롯데지주는 기존 황각규 부회장과 더불어 2명의 부회장체제로 운영됐다.
하지만 황각규 부회장이 2020년 8월 자리에서 물러나고 후임으로 이동우 대표가 선임되면서 롯데지주는 1명의 부회장과 1명의 사장이 이끄는 체제로 바뀌었다.
신동빈 회장이 롯데지주를 다시 부회장 2명체제로 돌린 것은 위상을 강화하는 동시에 롯데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더욱 힘 쏟을 것을 요구한 것과 다름없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앞으로 롯데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데 더욱 고삐를 죌 수밖에 없다.
롯데지주는 올해 들어 롯데그룹의 미래를 찾는 역할에 더욱 주력할 수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해왔다.
롯데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던 정책본부를 전신으로 하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혁신실 산하에 바이오팀과 헬스케어팀 등을 만들어 새 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이렇다할 굵직한 인수합병에서 여전히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과 같이 유통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매물에 신중하게 접근하며 ‘롯데는 보수적’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올해 하반기에 롯데쇼핑을 통해 종합 가구인테리어기업 한샘을 품에 안으면서 인수합병 DNA를 재가동하고 있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려면 더욱 공격적이고 혁신적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롯데지주 임시 주주총회에서 “그룹의 포트폴리오와 미래전략을 개선하겠다”며 “주주에게는 지속해서 투자하고 싶은 회사를, 직원에게는 다니기에 자랑스러운 회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동우 부회장이 롯데지주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판도 깔아줬다.
신 회장은 25일 조직개편을 실시하며 롯데그룹의 계열사를 모두 6개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털)로 묶었고 주요 4개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에는 HQ(헤드쿼터)체제를 도입했다.
각 헤드쿼터에는 총괄대표가 존재하는데 이들은 기존 업무인 사업군 및 계열사의 중장기 사업전략을 수립할 뿐만 아니라 재무와 인사, 구매, 정보기술(IT), 법무 등의 기능도 통합운영할 수 있게 됐다.
사업군의 자율경영과 책임경영 수준이 강화하면서 롯데지주 역시 각 사업군을 지원하는 역할을 내려놓고 지주사 본연의 임무에 더욱 주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롯데지주도 보도자료를 통해 “그룹 전체의 전략 수립과 포트폴리오 고도화, 미래 신사업 추진, 핵심인재 양성에 주력할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1986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경영지원부문장, 잠실점장을 지냈다. 롯데월드와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2020년 8월부터 송용덕 부회장과 함께 롯데지주 공동 대표이사로 그룹 비즈니스 전략과 재무 등을 책임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