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동, 아시아 등 해외시장에서는 대규모 건설, 플랜트 공사들을 수주하면서 국내 건설사 가운데 해외 건설사업 수주금액 1위를 달리고 있다. 중동 플랜트시장에서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아부다비석유공사와 아부다비전력청이 공동 발주한 아랍에미리트 해저 초고압 송전망 프로젝트가 올해 12월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 프로젝트에 한국전력공사, 일본 규슈전력, 프랑스전력공사 등과 컨소시엄으로 입찰해 앞서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만큼 수주가 유력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사업에서 설계·조달·시공(EPC)를 담당하게 되는데 낙찰이 확정되면 올해 해외 수주실적에 약 3조 원가량을 추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이미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제3터미널 공사(1조1786억 원),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가 발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기지 건설공사(2조4207억 원), 싱가폴 지하철 공사(5069억 원) 등을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2021년 3분기 기준 수주실적도 해외가 4조6160억 원으로 국내(4조860억 원)보다 많다.
2020년 3분기에는 해외 수주실적이 2조2520억 원, 국내는 4조2860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해외수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물론 2020년에는 코로나19 직격타의 상황에 있었다. 다만 올해도 중동지역 발주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해외시장 상황이 좋았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수주실적은 의미가 있다.
오 사장은 올해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에 오른 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해외사업 현장을 직접 발로 뛰었다.
오 사장은 3월 담수복합발전소, 액화천연가스 수출기지 사업 등 입찰에 참여한 카타르 현지를 방문해 액화천연가스 수출기지 건설공사 낙찰통지서를 직접 받기도 했다.
오 사장은 삼성물산에서 두바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해외 건설현장을 거쳐 글로벌조달실장 등을 지낸 경력을 살려 해외사업 비중을 늘려갈 적임자로 기대를 모았는데 실제로 해외수주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올해 안에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은 아랍에미리트 프로젝트는 아부다비 석유공사의 해양석유 생산시설과 아부다비전력청의 육상 전력망을 연결하는 중동지역 최초의 해저 초고압 송전만 구축사업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이번 사업을 맡아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발주처와 관계를 쌓아나가게 되면 중동지역에서 건설, 플랜트사업자로 인지도와 입지도 더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으로서는 앞으로 중동지역에서 액화천연가스, 담수복합발전소 등 친환경에너지 관련 시설공사의 추가수주도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이다.
대한무역진흥공사 보고서에 따르면 카타르는 세계 최대 가스수출국을 목표로 2025년까지 액화천연가스의 한 해 생산량을 현재 7700만 톤에서 1억1천만 톤까지 증산할 계획을 세워뒀다.
인구 유입과 관련 산업의 수요 증가로 담수복합발전소 등 수전력분야 플랜트 확충의 필요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미 카타르 등 중동에서 액화천연가스 관련 시설과 담수플랜트사업을 수주한 경험이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해외건설에서는 공항, 초고층빌딩 등을 많이 했고 플랜트에서는 액화천연가스, 복합발전분야 사업을 수행한 실적이 많고 강점도 있다”며 “올해 초부터 해외시장에서 수주실적을 꼬박꼬박 쌓아왔고 잘하는 분야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관련 해외사업 중심으로 계속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지역은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에 힘입어 발주환경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건설업계는 4분기부터 중동에서 대규모 플랜트건설 프로젝트 발주가 재개되면서 시장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바라본다.
증권가에서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미뤄졌던 해외와 국내 건설사업 발주가 4분기부터 재개되면서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올해 수주목표 10조7천억 원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3분기 국내 석탄발전소 원자재가격 상승과 발주처의 요구조건 추가 등에 따른 일회성이슈가 실적을 좌우했다”며 “다만 회사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항들을 고려해 충분한 비용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4분기에는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건설을 제외한 모든 사업부문 실적호조가 지속되고 있는데 2022년에는 건설부문 실적도 턴어라운드하면서 기본적 사업 경쟁력부분의 개선세가 계속될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오 사장은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아시아와 중동지역 현장소장으로 일했고 2009년에는 중동지원팀장 상무, 2013년에는 글로벌조달실장 전무를 역임했다.
2014년부터 플랜트사업부문에서 일하다 2021년 삼성물산건설부문 대표에 올랐다.
해외건설협회 집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10월까지 해외 건설사업 수주실적이 43억8405만 달러로 2020년 한 해 해외 수주금액인 45억6487만 달러에 벌써 근접해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0년에는 해외 수주실적에서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등에 밀렸는데 올해는 현재까지 이들보다 앞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