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가 김포공항과 김해공항 면세점 임대료 조건을 완화할까?

최근 김포공항과 김해공항 면세점 사업자 입찰이 모두 유찰됐다. 면세점 사업자들이 높은 임대료에 대한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한국공항공사는 규정상 한 차례 더 같은 조건으로 재입찰 공고를 내야한다. 공항공사는 재입찰도 유찰될 경우 임대료 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가 김포공항과 김해공항 면세점 사업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공항공사는 김포공항 3층 면세점 DF1, DF2 구역의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으나 마감일인 1일까지 단 한곳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면세점은 호텔신라와 호텔롯데가 각각 운영하고 있는데 특허가 올해 5월12일에 만료된다. 공항면세점은 시내면세점과 다르게 공항공사의 사업자 선정에서 낙찰된 사업자가 관세청으로부터 적격심사를 받는다.

이보다 앞서 30일 마감된 김해공항 면세점 사업자 재선정 입찰도 입찰자가 아무도 나서지 않아 유찰됐다.

김해공항 면세점은 2013년 신세계가 사업권을 따 냈으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부산지역 시내면세점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 말 사업권을 포기했다.

이처럼 김포공항과 김해공항 면세점 입찰이 흥행참패를 기록한 것은 높은 임대료 부담 때문으로 분석된다.

공항공사는 김포공항 DF1, DF2 구역과 김해공항 면세점 최소 임대료 조건을 각각 295억, 233억, 427억 원으로 제시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와 호텔롯데 관계자 모두 “최소 임대료 금액이 높은 편이라 수익성 측면에서 긍적적이지 않다고 판단해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공항공사가 제시한 최소 임대료 기준은 현재 두 업체가 내고 있는 금액보다 높게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임대료가 높다는 지적에 대해 “임대료 산정은 임의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평가원의 평가를 거치고 여객증가율 등을 고려해 산정하는 것”이라며 “매출에 따라 임대료가 매년 조금씩 조정된다”고 설명했다.

공항공사는 김해공항 면세점에 대해서는 같은 조건으로 3월31일 재입찰 공고를 냈다. 김포공항 역시 조만간 같은 조건으로 재입찰 공고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조건으로 재입찰이 진행되면 또 유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시내면세점 사업자가 늘어나면서 면세점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 면세점제도 개선에 따라 수수료 부담도 늘었다”며 “가뜩이나 임대료 부담이 커 공항면세점은 수익성이 좋지 않은 상황인데 임대료를 지금처럼 높은 수준에서 제시하면 입찰자가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신라와 호텔롯데도 공항공사가 임대료 조건을 낮출 경우에 입찰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김포공항 면세점은 매출은 많은 편이지만 임대료 부담이 커 수익성이 좋지 않다”며 “임대료 조건이 완화된다면 입찰참여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아직 입찰 참여와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상황이 변하는 것을 봐서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공사는 김포공항과 김해공항 면세점 재입찰이 모두 유찰될 경우 임대료 인하 카드를 내밀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공항공사 수입의 50% 이상이 임대료 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에 면세점 사업자 확보에 실패하면 연간 수백억 원에 이르는 수입이 사라지기 때문에 임대료를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