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두코바니 신규원전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과 안드레이 바비스 체코 총리 회담에서 긍정적 논의가 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9일 청와대에 따르면 유럽 순방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29~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11월1~2일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으로 출국한다.
외국언론에 따르면 한국의 요청으로 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문 대통령과 바비스 총리가 회담을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주제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체코 두코바니 신규원전사업과 관련된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예상됐다.
한수원은 현재 체코 두코바이 신규원전사업을 따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문 대통령과 바비스 총리의 만남이 원전사업 수주에 보탬이 되리라는 기대를 품을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은 오랜 기간 체코 원전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코로나19에도 지난해와 올해 체코를 직접 방문해 정치인과 기업인 등 주요 인사들을 만나 수주활동을 펼치며 정성을 쏟았다.
지난해 2월에는 체코에 설계부터 구매, 시공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턴키방식의 사업모델로 제안했고 이를 체코정부가 신규원전 사업모델로 채택하는 성과도 거뒀다.
올해 6월 정 사장은 “체코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지화, 안전성, 경제성, 공사기간 준수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이 최적의 파트너임을 지속적으로 보여줘 체코 신규원전사업을 반드시 수주하겠다”며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6월 체코를 방문해서 체코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 원전기술의 우수성을 알렸고 박병석 국회의장도 5월 체코를 방문하는 등 정부와 국회 모두 원전수주에 힘을 보탰다.
한수원은 국내 탈원전정책에 따라 해외사업을 확장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체코 두코바이 원전사업은 60억 유로(약 8조 원) 규모의 대형사업이다. 한수원이 수주에 성공한다면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사업 수주 이후 오랜 만에 대형수주에 성공하게 된다.
또 처음으로 유럽 원전시장에 진출하게 된다는 점에서도 이번 수주전의 의미가 크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전에는 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수원은 한국전력기술,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중공업 등과 함께 팀코리아를 꾸려 수주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게다가 강력한 경쟁사였던 러시아 로사톰과 중국 중국핵전집단공사(CGN)가 에너지보안 등을 이유로 체코 원전사업 후보에서 제외되면서 한수원의 수주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10월 초 치뤄진 체코 연방하원 총선에서 바비시 총리가 소속된 정당이 지면서 바비시 총리가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 선거에서 승리한 야당연합은 바비시 총리 교체에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