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플랜트에서 수주 확대를 바라보고 있다.
하석주 사장은 롯데건설의 수익 다변화 차원에서 해외사업에 많은 공을 들여왔는데 롯데그룹이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해외사업 수주금액을 크게 끌어올릴 기회를 얻었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 화학단지에 대규모 추가투자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롯데건설이 그동안 플랜트 인력을 꾸준히 충원하고 해외사업 역량 강화에 집중해온 성과로 공사수주 기회를 잡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21일 이사회를 열고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조성 사업인 '라인(LOTTE Indonesia New Ethylene Project·LINE)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현지법인에 1조 4331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라인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법인이 동남아시아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마다 에틸렌 100만 톤, 프로필렌 52만 톤, 폴리프로필렌 25만 톤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석유화학 생산설비를 짓는 사업이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상 지연, 코로나19확산 등으로 그동안 미뤄져 왔으나 이제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것이다. 전체 사업 규모는 총 4조4천억 원 수준이다.
롯데건설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화공플랜트는 충청남도 서산시에 있는 현대케미칼 HPC PKG2 프로젝트, 전라남도 여수시에 롯데GS화학 G1 프로젝트, 울산시 롯데정밀화학의 메셀로스 생산설비, 인도네시아에서 롯데케미칼의 EP프로젝트 등이 있다.
그러나 롯데건설의 플랜트 비중은 2020년 연결기준 매출을 놓고볼 때 전체의 15.08% 수준으로 높지 않은 편이다.
하 사장은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플래트부문의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특히 해외 플랜트 확대에 많은 관심을 뒀다.
하 사장은 올해만 4번의 플랜트 경력직을 충원하는 등 플랜트역량 강화를 위한 의지를 보여왔다.
주된 영입대상은 플랜트 경력 5~7년 이상의 경력자로 석유화학제품 관련군을 포함해 항만시설이나 탱크시설 등의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자를 모집했으며 특히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현장경험을 우대했다.
건설업계는 대형건설사들이 해외 플랜트 발주의 축소에 따라 플랜트부문을 줄여나가고 있는데 롯데건설에 다수의 플랜트 관련 경력직이 흡수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 사장은 10월 롯데건설의 62주년 창립기념사에서 "롯데건설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 확대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수익구조 다변화를 통해 중장기 성장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이 그룹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사업이라고 무조건 수주한다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롯데케미칼은 4월 삼성엔지니어링과 ‘탄소중립 및 친환경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는 등 역량이 있는 곳과 최고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 사장은 롯데건설의 자체역량을 강화해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 사장은 2019년 인도네시아 법인을 설립한 뒤 올해 8월 북 자카르타 지역에 2476세대와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복합단지 수주계약에도 성공하는 등 인도네시아에서 성과를 내왔다.
하 사장이 그동안 강화한 플랜트 인력과 인도네시아 현지의 사업 노하우를 합쳐 롯데케미칼의 라인프로젝트 수주전에 도전해 성공한다면 해외사업 확대와 플랜트사업부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올해 진행한 경력직 충원까지 더해 현재 플랜트 인력규모는 700여명 정도다”며 “국내외 대규모 프로젝트를 고려해 플랜트 고급인력들을 지속적으로 충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