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주가 상승에 악재로 작용하던 요인들이 해소되고 실적도 좋아지며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3곳 증권사들이 이날 우리금융지주 리포트를 내놨는데 이 가운데 9곳이 우리금융지주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우리금융지주 주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전망이 우세한 것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지주사 출범 이후 시장의 차가운 반응 속에 출범 당시 기업가치를 넘어선 적이 없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2019년 2월 1만6천 원에서 시작해 2020년 3월 7천 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지주사 출범 이후 지속해서 주가부양을 위해 공을 들여왔다. 2019년 해외투자자 유치를 위해 직접 해외 기업설명회(IR)을 진행했고 코로나19로 해외로 나갈 수 없게 되며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부양 의지를 보여왔다.
손 회장은 2018년부터 무려 15차례나 자사주를 매입해 우리금융지주 주식 9만8127주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1만3천 원대까지 회복되며 전고점 탈환도 멀지 않아 보인다.
우리금융지주 기업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금융지주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순이익 7786억 원을 내며 지주사 전환 이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뒀다. 올해 2분기 순이익 7530억 원보다 3.3% 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이다.
향후 실적 전망도 밝아 기업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기준금리 인상, 대출 규제 강화 등 은행 영업환경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금융지주는 상대적으로 은행 사업 비중이 높아 경쟁 금융지주보다 양호한 이익 성장 추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금융지주가 좋은 실적을 내며 완전민영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도 해소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올해 안에 예금보험공사가 들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지분 10%를 희망수량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시장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매각이 이뤄지면 기업가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반면 우리금융지주가 좋은 실적으로 기업가치를 입증한 가운데 입찰 경쟁이 심화되면 기업가치 높이기에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입찰 상황을 참고하면 블록세일(일괄매각, 대체로 할인된 가격에 거래) 없이 소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오버행 우려가 오히려 완전민영화 이후에 관한 기대감으로 바뀔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손 회장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는 순이익에 대부분을 은행에 기대고 있는 만큼 비은행 계열사가 늘어날 수록 실적 안정성도 높아질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 인수합병을 위해 증권사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매물을 찾고 있다.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전무는 25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인수합병 계획에 관한 사업포트폴리오가 완성되진 않았지만 가장 먼저 시너지가 많이 나는 부분이 증권이다"며 "증권사가 매물 품귀현상이긴 하지만 다양하게 인수를 검토하고 있고 중형증권사 인수 정도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