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희 기자 sunnyday@businesspost.co.kr2021-10-25 14:5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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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페이 공모청약 흥행 기대가 커지면서 주관사로 참여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페이 인수단으로 참여해 공모청약이 흥행하는 만큼 수수료수입 등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이틀 동안 진행하는 카카오페이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이 흥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페이의 대표주관사 삼성증권에 따르면 25일 오후 2시 기준 카카오페이 공모청약 통합 경쟁률은 6.09대 1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공모청약 첫날 투자자들 사이에 눈치게임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하며 야간청약을 통해 경쟁률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한 기업들은 뒤이어 진행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 과정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상장 뒤에도 주가가 '따상'(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까지 오르는 것)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 달 공모청약을 진행한 지아이텍과 차백신연구소는 수요예측 흥행 여부가 일반청약 성적까지 이어진 대표적 사례다.
지아이텍은 수요예측에서 1756개 기관이 참여하며 206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는데 일반청약에서도 2968대 1의 경쟁률로 흥행했다. 반면 차백신연구소는 수요예측 경쟁률이 206대 1로 부진했고 공모청약에서도 경쟁률이 42대 1에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다.
기업공개 대어로 꼽힌 케이카와 현대중공업 공모청약 흥행 여부도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은 수요예측에서 1836대 1의 경쟁률로 역대 코스피 2위를 보인 뒤 공모청약에서도 최종경쟁률이 406대 1에 이르렀다.
반면 케이카는 국내 중고차 플랫폼시장의 80%를 점유한 기업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40대 1에 그쳤고 공모청약에서도 8.72대 1의 저조한 성적을 냈다.
카카오페이는 20~21일 실시한 수요예측 결과 1545곳의 기관투자자가 몰리면서 1714.4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참여기관의 99.99%가 희망범위(6만~9만 원) 최상단인 9만 원 이상의 가격을 써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일반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달라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요예측에서 좋은 성적을 낸 카카오페이의 공모청약이 흥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증권사들이 온라인 공모주 청약 시간을 늘린 점도 청약 열기가 뜨거울 것이란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상장대표주관사인 삼성증권, 공동주관사인 대신증권, 인수단으로 참여한 신한금융투자 등은 모두 공모청약 첫날 온라인 청약 가능 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늘렸다.
한국투자증권도 카카오페이 공모청약 신청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늘리고 경품 이벤트도 실시하는 등 공모청약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페이 공모청약 흥행으로 인수수수료 및 성과보수, 청약수수료 수입 등 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청약을 위해 신규 계좌개설이 늘어나는 부수적 효과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카카오페이 상장 주관사단에 합류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주관사뿐만 아니라 인수단으로 기업공개에 참여한 증권사들은 인수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올린다. 여기에 공모청약이 흥행하면 성과보수도 받을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페이 기업공개에 인수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페이는 전체 공모주식의 25%인 425만 주를 대상으로 일반청약을 받는데 한국투자증권은 이 가운데 16.67%인 70만8333주를 배정받아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청약수수료를 통한 수입도 올릴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준등급 이하 고객들을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오프라인의 경우 패밀리등급은 5천 원, 프라임등급은 3천 원이 부과되고 온라인의 경우 패밀리등급에게 2천 원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소액투자자들의 공모청약 참여가 많아질수록 한국투자증권이 얻는 청약수수료수입도 늘어날 수 있다.
카카오페이 공모청약은 100% 균등배정 방식으로 진행된다. 청약 최소 단위도 20주로 제한되면서 청약증거금 90만 원만 넣으면 누구나 똑같이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소액투자자들의 공모청약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공모주 무배정 계좌에는 청약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는데 균등배정으로 공모주 배정 계좌가 많아지는 점도 청약수수료 수입이 늘어나는 데 긍정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9월까지 대형 증권사 9곳 가운데 가장 많은 공모주 청약수수료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대비 167.8% 증가한 218억8천만 원을 올리면서 2위인 미래에셋증권(206억 원)을 앞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