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KB국민은행장이 알뜰폰사업 리브엠의 대대적 요금제 개편과 디지털채널 영업을 앞세운 고객 확대로 희망을 보고 있다.
허 은행장은 그동안 리브엠사업 영업을 반대하는 노조의 반대와 가입자 수 정체로 고민이 컸는데 돌파구를 찾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KB국민은행과 통신업계에 따르면 리브엠 가입자 수가 하반기 들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서는 정확한 리브엠 가입자 수나 증가추이를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통신업계 통계 등을 바탕으로 계산해보면 최근 가입자 수 15만 명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9월 한달 사이 리브엠으로 번호이동한 건수가 1만6천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리브엠 가입자 수는 10만 명대 초반에서 오랜 기간 정체돼왔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요금제를 전면개편하면서 고객몰이에 나섰고 알뜰폰 최초로 웨어러블 전용 요금제를 선보인 결과 고객이 유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아이폰13 출시와 함께 쿠팡과 함께 진행한 제휴 이벤트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대세폰'이 출시되는 시기가 바로 통신사 이동이 가장 활발해지는 시기다"며 "아이폰13 출시에 맞춰 쿠팡을 통해 리브엠 가입이벤트를 펼치고 있는 점이 가입자 성장에 주효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브엠은 KB국민은행이 금융과 통신의 결합을 통해 혁신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야심차게 시작한 사업이다.
그러나 혁신을 보여주기에는 지금까지 가입자 수가 따라주지 않았다.
특히 은행 영업점을 통한 리브엠 고객유치를 두고 노조와 마찰을 빚기도 했는데 그 결과 오프라인 영업에서는 사실상 손발이 묶인 상황에 놓였다.
허 은행장은 하반기부터 영업점 활용없이 요금제와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확대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회사인 KB국민은행이 알뜰폰사업에 도전한 것은 생활과 가장 밀접한 모바일플랫폼을 통해 고객에게 더욱 실질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유의미한 혁신서비스가 도출되기 위해서는 당초 내건 100만 명까지는 아니더라도 30~4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앞서 리브엠은 4월 노조의 반대 등 우여곡절 끝에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연장결정을 받았다.
혁신금융서비스 기간이 앞으로 1년 반 정도가 남은 만큼 허 은행장은 앞으로 고객확보에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