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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버블로 실적회복 고대하는 항공사, 유가와 환율 고공행진 야속해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1-10-19 17: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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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가 그동안 억눌린 여행수요를 겨냥한 상품을 내놓으면서 실적회복을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유가와 환율이 뛰면서 당분간 실적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래블버블로 실적회복 고대하는 항공사, 유가와 환율 고공행진 야속해
▲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체크인 카운터에서 탑승객들이 탑승수속을 밟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코로나19와 함께 살기)와 트래블버블에 대비한 상품을 하나 둘 내놓고 있다. 

트래블버블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방역이 우수한 나라들이 서로 여행을 허용하는 협약을 말한다. 

대한항공은 다음달부터 하와이 노선을, 아시아나항공은 12월부터 괌 노선을 운항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서울도 12월부터 인천~괌 노선의 운항을 재개한다. 코로나19로 지난해 노선 운항을 중단한 지 약 660일 만이다. 

제주항공은 다음달부터 태국 치앙마이와 인천을 오가는 골프 관광 목적의 전세기 운항을 시작한다. 

이처럼 항공사들이 앞다퉈 상품들을 내놓으면서 국제선 항공권 매출도 늘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과 옥션에 따르면 9월 국제선 항공권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했다. 8월과 비교해도 29% 늘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그동안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항공사들이 실적을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가와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8일 기준 국제 통합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94.56달러로 지난해 10월보다 111.2% 상승했다. 1주 전보다는 5.8%, 9월과 비교하면 17.5% 각각 높아졌다.

항공사들은 항공운송을 위해 항공유를 구매하는데 비용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항공유 가격에 따라 수익성이 영향을 크게 받는다. 

대한항공의 올해 반기 사업보고서를 보면 유가가 배럴당 1달러가 오르면 약 3천만 달러(353억 원)의 손실이 생긴다. 제주항공은 유가가 5% 상승하면 영업비용이 약 15억 원 늘게 된다.  

국제유가가 현재 80달러선이지만 올해 100달러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항공사들은 더 긴장할 수밖에 없다. 

댄 브루예트 전 미국 에너지 장관은 CNBC와 인터뷰에서 "유가가 100달러선을 매우 쉽게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원/달러 환율은 1082.1원 수준이었지만 이달 12일에는 1198.8원까지 뛰면서 1년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국내 항공사들은 해외에 유류비, 항공기 대여료(리스비) 등을 달러로 내야하기 때문에 환율이 높아지면 수익성이 악화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오르면 외화평가손실 560억 원 정도가 발생하고 제주항공은 환율이 5% 상승하면 손실 185억 원가량을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평균 항공유가가 배럴당 75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급등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이 완화하면서 수요 회복에 따른 추가 상승이 불가피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환율마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순손실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유류비 상승분을 유류할증료 등으로 승객들이 부담하게 하는 항공업계의 특성상 승객이 늘면 부담이 다소 줄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여객 수요가 느는 것은 한계가 있다. 

국내여행은 정부가 11월부터 ‘위드 코로나’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이며 해외여행은 아직 트래블버블 협약을 맺거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에게 문을 연 일부 국가들에서만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항공사들은 승객이 크게 늘 수 있는 정부와 세계 각국의 본격적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를 간절히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대한항공은 최근 항공물류에서 실적을 내고 있어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물류대란으로 항공화물의 수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2021년 상반기 화물사업에서 매출 2조8638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늘어난 것이다. 화물사업 매출은 대한항공의 전체 매출 비중 77%를 차지했다.  

하지만 저비용항공사들은 화물수요가 많지 않아 승객수요 확대에 목을 맬 수밖에 없어 겨우 다시 늘고 있는 여행 수요를 붙들기 위해서라도 항공운임을 당장 높이기는 쉽지 않다. 

항공여객 수는 내년에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까지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2022년 항공여객 수가 2019년과 비교해 88%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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