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주택이 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가격 인하 요구를 강하게 받고 있다.
전라북도 익산시 배산부영사랑으로2차아파트(배산부영2차) 주민들의 분양가격 인하 요구를 지역정치권까지 거들면서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부영주택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영주택은 분양전환가격 인하 요구에 구체적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배산부영2차아파트는 2015년에 준공된 전북 익산시 모현동에 위치한 824세대의 공공임대주택이다.
부영주택은 전용면적 84㎡의 감정평가결과 분양전환가격을 2억3225만 원으로 산정하고 입주민들에게 9월13일 통보했다.
배산부영2차아파트 입주민들은 1년 전 조기 분양했던 인근의 모현동 배산에코르아파트와 비교해 5천만 원이 더 높은 부영주택의 감정평가액에 이의를 제기하며 분양전환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익산시장과 전북도의원 등 지역정치인이 입주민들의 편을 들어주고 있다.,
김대중 전 전북도의원은 배산부영2차아파트 입주민과 간담회에서 “익산시는 공공주택 분양전환 허가를 하지 않고 반려해야 한다”며 “익산시장은 시민의 재산권을 지켜야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정헌율 익산시 시장은 7일 “급등한 부동산시장을 그대로 반영한 감정평가로 분양전환가격을 책정한 것은 임대전환아파트 분양취지를 훼손한 것이다”며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아파트이니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다.
익산시는 분양전환가격을 결정할 법적 권한이 없다. 정 시장과 김 전 도의원의 발언은 2022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의식한 발언이란 시선이 나온다.
건설업계에서는 부영주택이 분양전환가격을 인하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부영주택은 그동안 서민주거안정을 내세우며 임대료를 여러 차례 동결해 왔다. 하지만 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문제는 다르다는 것이다.
부영주택의 2016~2020년까지 매출을 살펴보면 임대아파트 분양전환사업을 포함한 주택분양매출의 비중이 전체 매출 가운데 88.6%에 이른다.
부영주택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임대아파트 분양사업이라 분양전환가격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영주택의 1년 전 분양가격 책정사례를 놓고 보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부영주택은 2020년 6월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사랑으로부영아파트 조기분양에서 전용면적 84㎡형을 3억3천만 원의 분양전환가격으로 책정했다.
이는 미사강변사랑으로부영아파트와 이웃한 미사강변골든센트로아파트의 당시 실거래가격 10억 원의 3분의1 수준에 그친 셈이다.
분양전환가격은 임대기간 만료시점에서의 아파트 감정평가액과 건설원가로 정해진다.
10년 공공임대아파트는 감정평가액 이하, 조기분양인 5년 공공임대아파트는 감정평가액과 건설원가 사이의 산술평균값 이하로 임대사업자가 분양전환가격을 정해야 한다.
주택시장에서 감정평가액은 일반적으로 시세보다 10% 이상 저렴하게 매겨진다. 분양전환 아파트에서 차익이 발생하는 것은 이런 구조 때문이다.
배산부영2차아파트 입주민들은 건설원가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분양전환가격 산정 과정을 문제삼고 있는 것이다.
김 전 도의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모현동 택지개발을 할 때 배산부영사랑으로2차아파트는 임대아파트이기에 택지개발 조성원가의 60%로 토지를 공급받았다“며 “이를 분양전환 때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영주택은 분양전환가격을 책정을 둘러싼 소송에서 최근 2차례나 패소했다.
대법원은 2020년 8월 경상남도 김해시 장유젤미마을1단지아파트를 둘러싼 분양전환가격 관련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입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2020년 11월에도 전라남도 순천시의 부영주택 공공임대아파트 분양전환가격 산정을 둘러싼 소송에서도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한 2심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적정 분양가 산정기준에 따른 금액을 초과한 가격으로 분양계약이 체결됐다면 그 계약은 정당한 금액을 초과하는 범위에서 무효다”고 말했다.
김상수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부영주택은 임대주택시장에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면서도 “임대주택 분양전환가격 산정과 관련한 소송이 진행되는 등 사업환경이 좋지않은 점이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