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건설사들이 너도나도 건설사업 미래 먹거리로 모듈러주택사업 투자에 힘을 싣고 있어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가 행복주택 신축공사, 3기 신도시 개발사업 등 공공주택사업에서 모듈러건축공법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어 앞으로 공공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모듈러주택사업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건축시장에서는 그동안 모듈러공법이 주로 6층 이하 저층 건물에만 도입됐는데 최근 중·고층 아파트 등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허 사장이 GS건설 본업인 건설 관련 분야의 신사업으로 의욕을 보이고 있는 모듈러주택시장의 문이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하는 셈이다.
모듈러주택은 현장에서 완성하는 기존의 전통적 건설방식과 달리 공장에서 대부분을 완성한 뒤 운송하고 나머지를 현장에서 완성하는 방식의 건축공법으로 지은 집을 말한다.
GS건설은 2020년 허 사장이 신사업부문 대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모듈러주택분야에 힘을 싣고 있다.
국내 모듈러주택시장은 아직 형성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관련 규제완화 등에 관한 논의도 이제 하나 둘 시작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허 사장은 모듈러주택사업을 두고 마음이 바쁠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이 2012년부터 모듈러건축공법 관련 기술 개발을 해왔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GS건설이 반드시 모듈러주택분야에서 앞섰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건설업계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면서 GS건설뿐 아니라 국내 대표적 대형건설사들도 대부분 모듈러건축분야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모듈러건축은 폐기물이 적어 친환경공법으로 분류되고 공사기간 단축, 균일한 품질보장 등 장점이 있기 때문에 성장 잠재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GS건설은 올해 경기주택도시공사 등 공공기관에서 발주한 중·고층 모듈러주택사업 등 입찰을 내부적으로 검토했다.
하지만 아직 모듈러건축공법 관련 기술부분을 더 준비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최종적으로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GS건설은 2020년 해외 모듈러분야 전문기업인 폴란드 단우드와 영국 엘리먼츠를 인수하는 과감한 투자로 기술력 확보에 나섰지만 아직 국내에서 직접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GS건설도 현재 일정 부분을 모듈러공법으로 짓는 인천시 강화군 신문지구 130세대 규모 아파트 건축사업을 수주했고 경기 하남시에 목조 모듈러주택사업을 위한 부지도 매입하기는 했다.
다만 두 프로젝트 모두 실제사업을 시작한 단계는 아니고 모듈러사업 관련 매출은 2020년 인수한 해외기업의 연결매출이 전부인 것으로 파악된다.
GS건설은 허 사장이 총괄하는 신사업부문 조직 아래 모듈러주택사업팀에서 해외기업 인수합병을 비롯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허 사장은 영국의 철골 고층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 폴란드의 목조 모듈러주택 전문회사 단우드 등 모듈러영역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기업인수로 여러가지 형태와 용도의 모듈러건축 역량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GS건설은 이 두 기업 외에도 해외에서 모듈러주택 설계 등 모델링분야에 강점을 보유한 기업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은 올해 상반기에 국내에서 모듈러주택 전문 자회사 자이가이스트 아래 목조 모듈러주택 설계와 공사감리, 인테리어 설계 등을 위한 자이가이스트건축사사무소도 설립했다.
허창수 GS건설 대표이사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사장은 LG칼텍스정유(지금의 GS칼텍스)에 사원으로 입사한 뒤 GS건설로 자리를 옮겨 16년째 근무해 오고 있다.
2018년 GS건설 신사업추진실장 겸 신사업담당 전무를 맡았고 2019년 12월 GS건설 신사업부문 대표 사장으로 승진해 GS건설의 새로운 먹거리사업을 육성하는 일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현재 모듈러주택사업 본격화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라며 “모듈러건축공법은 아직은 단가가 비싸지만 공사기간을 크게 줄이면서 품질을 높일 수 있고 현장에서 직접 하는 일이 줄어 안전부분의 장점도 있어 건설업계에 도입이 필요하기도 하고 실제 시장도 점점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