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이 자체브랜드 강화로 브랜드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
자체브랜드사업의 비중을 높여 해외브랜드사업과 균형을 맞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29일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10월5일
온라인 전용 여성복브랜드 ‘코텔로’를 출시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코텔로는 최근 패션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시즌리스(계절 구분없이 입을 수 있는 일상복) 개념의 브랜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자체브랜드를 내놓는 것은 2012년 에잇세컨즈 이후 9년 만이다.
에잇세컨즈는 출시 초기에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2017년 영업수지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사업이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새로운 브랜드 ‘코텔로’는 20~30대 여성소비자들의 관심사와 유행을 반영해 실용적 일상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국내외 패션기업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패션시장이 침체되자 계절과 유행,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입을 수 있는 실용적 일상복 상품을 중심으로 온라인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구찌가, 국내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각각 온라인 전용 실용적 일상복상품을 내놓으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구찌는 지난해 5월부터 봄/여름, 가을/겨울로 나눠 진행해온 시즌 개념을 없애고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구찌는 현재 10~30대 소비자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명품 브랜드로 손꼽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2월에 10개월 내내 입는 '텐먼스' 브랜드를 출시한 뒤 1년 만에 목표매출의 270%를 달성했으며 현재 텐먼스 브랜드를 남성 및 액세서리 라인까지 확대하려고 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이런 흐름에 올라타기 위해서 이번에 선보이는 코텔로를 시작으로 온라인 전용 여성복브랜드를 더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자체브랜드를 키워서 '새 명품' 브랜드 중심의 사업구조에 변화를 주겠다는 이 부문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새 명품이란 ‘준명품’ 또는 ‘컨템포러리 브랜드’로도 불리며 독창성과 편안함을 갖춰 10~30대 소비층으로부터 인기를 얻은 브랜드를 말한다.
올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새 명품 브랜드들의 약진에 힘입어 전성기를 맞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21년 2분기 매출 4440억 원, 영업이익 430억 원을 올렸다. 2020년 2분기보다 매출은 17.8%, 영업이익은 2400% 각각 늘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실적 증가는 새 명품 브랜드들이 주도했다. 브랜드별 올해 2분기 매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지난해 2분기보다 톰브라운은 41%, 메종키츠네는 96%, 르베르는 166%, 아미는 358% 각각 늘었다.
다만 수익의 일부만 차지하는 해외브랜드사업의 한계 때문에 자체브랜드사업의 필요성이 삼성물산 안팎에서 지속해서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브랜드는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만 있다면 수익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 부문장은 최근 몇 년 동안 국내외 고급브랜드들을 운영하면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체브랜드를 만들어 균형있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온라인 자체몰 SSF샵이 궤도에 오른 점은 이 부문장의 자체브랜드 운영전략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SSF샵의 2020년 매출은 1년 전보다 60% 이상 늘어나며 순항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