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경영을 새로 맡은 박경일 대표이사는 기업인수로 높아진 부채비율을 관리하는 등 회사의 재무상황을 다지고 향후 기업공개(IPO) 과정도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28일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박경일 신임 대표이사는 기업공개를 위한 재무구조 개선과 친환경·신에너지사업 추진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SK에코플랜트는 2023년 기업공개를 목표로 3조 원을 투자해 기업가치 10조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는데 이후 투자와 상장 등을 위해서는 부채비율을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은 2021년 상반기 기준 338.4%다. 2019년에는 266.3%였지만 친환경사업을 본격화하며 적극적 인수합병에 나선 2020년에는 386.1%까지 치솟았다.
건설사들의 평균 부채비율이 200%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높은 편이다.
SK에코플랜트가 인수합병을 바탕으로 환경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 대표는 대표이사에 적임자로 평가된다.
지난해 지주사 SK에 있으면서 SK건설의 EMC홀딩스 인수작업과 관련해 그룹 차원의 지원을 주도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SK에코플랜트로 와서는 지난해 인수한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활용한 볼트온(유사기업과의 인수·합병) 전략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폐기물 소각기업 7곳을 인수하는 일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SK에코플랜트는 수처리 뿐 아니라 국내 최대 사업장폐기물 소각용량을 보유하게 됐다.
박 대표는 올해 3월 SK에코플랜트 사내이사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이때 이미 어떤 형태로든 대표이사에 곧 오르게 될 것이라는 시선이 많았다.
지금까지 SK건설의 사내이사는 2명으로 구성됐는데 그동안 사내이사 2명이 각자대표이사를 맡아 왔다.
박 대표는 1월 SK에코플랜트의 사업부문총괄을 맡기도 했다.
그는 1969년 출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지주사에서 투자전략과 인수합병(M&A) 담당했다. 과거 SK텔레콤의 아이리버 인수, SK엔카 한앤컴퍼니 매각 등을 주도했다.
지주사 출신 인물이 대표이사에 오른 만큼 SK에코플랜트을 향한 최태원 회장의 시선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기존 대표이사인 안재현 사장은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안 사장은 사업의 추진력과 속도 등을 고려해 각자대표이사체제 보다는 새로운 대표이사가 일관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며 사임 의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안재현 사장은 당분간 SK에코플랜트에서 경영자문 역할을 수행한다"며 "이후의 거취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대표이사 물러나는 안재현 사장은 대표에 오르기 직전에 발생했던 라오스 수력발전 댐 붕괴사고라는 악재 속에서도 회사를 원만하게 잘 이끌었다고 평가된다.
그룹 차원의 친환경전략에 따라 연료전지, 폐기물처리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데도 많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