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후보 선출을 위한 전국 경선이 9월4일 대전과 충남에서 시작된다.
결선투표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6명 후보들은 한 달 반 동안 숨가쁜 경쟁을 펼치게 된다.
그동안 1위
이재명 경기지사와 2위
이낙연 전 대표 사이에 신경전이 치열했는데 양강구도를 중심으로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이 지사가 대세를 굳힐까? 아니면 이 전 대표가 역전할까?
■ 방송 : 이슈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성보미 기자
◆ 이재명 이낙연 경쟁구도에 국민의힘 예비경선이 강한 영향
곽: 민주당 본경선 일정이 국민의힘 예비경선과 일부 겹치게 됐다면서요?
성: 네. 9월15일 국민의힘 1차 컷오프(예비경선)가 진행되는데요.
민주당 본경선이 5주 뒤로 연기되면서 국민의힘 예비경선에 상당히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곽: 어떻게 영향을 받는다는 말이죠?
성: 민주당 본경선은 9월4일부터 12일까지 1차 슈퍼위크 기간으로 3분의1 정도가 진행된 상황이죠.
초반 기싸움이 펼쳐진 뒤 2라운드가 들어가기 직전에 국민의힘 1차 컷오프 결과가 나오는 거죠.
곽: 국민의힘 예비경선에서 선두주자에게 표가 쏠릴지, 아니면 표가 다른 후보들에게 분산될지 등을 알 수 있다는 거네요.
성: 네. 이런 상황은 2라운드 첫 격전지인 광주·전남지역 즉 호남 민심에 바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 예비경선에서 8명으로 후보를 압축하는데요.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해 100% 반영합니다.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될지 모르겠으나 후보자들에 관한 민심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곽: 무엇보다 선두를 달리는 윤 전 총장에 관한 민심이 주목되겠군요. 윤 전 총장의 대세론이 이어질지 궁금하네요.
지금 상황으로는 낙관적 전망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한 뒤 하락세를 보인다는 평가가 많죠. X파일뿐만 아니라 말실수, 준비부족 등 불안한 후보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성: 맞습니다. 이런 모습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8월10일 발표된 여론 조사기관 윈지코리아컨설팅의 8월 1주차 '누가 보수야권 대선후보으로 적합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서 윤 전 총장은 직전 7월 4주차 조사와 비교해 4.1%포인트 떨어진 24.3%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후발주자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는데요. 2위인 홍준표 의원은 1.4%포인트 오른 17.3%로 나타났으며 유승민 전 의원은 1.1%포인트 상승한 10.2%로 조사됐습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0.5%포인트 소폭 오르며 9.1%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곽: 윤 전 총장의 대세론에 균열이 간다는 것은 정권교체를 향한 야권의 결집도가 약해진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이 점이 민주당 본경선과 어떤 관계가 있나요?
성: 민주당 권리당원들이 전략적 투표를 할 필요성이 적어진다는 것입니다.
만약 야권에서 막강한 선두주자가 사라진다면 민주당에서는 반드시 1위 후보가 아니더라도 이길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민주당 지지층은 선호도에 따라 1위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들에게 표를 줄 가능성이 높아지죠.
곽: 그런 상황이라면 1위
이재명 지사가 과반 득표율을 얻지 못할 수도 있겠네요. 윤 전 총장과 이 지사가 적대적 공생관계에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닌 것 같습니다. 윤 전 총장의 경쟁력이 높아질수록 이 지사를 향한 결집도가 높아지니 말입니다.
성: 네. 이 뿐만 아니라 최근 2위인
이낙연 전 대표도 윤 전 총장과의 양자대결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1위를 몰아주는 투표의 필요성은 더욱 줄어드는 것으로 보입니다.
곽: 그렇다면 혹여라도 윤 전 총장이 아닌 다른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민주당 지지층이 고려하게 될까요?
성: 네. 만약 윤 전 총장이 아닌 다른 후보가 국민의힘 예비경선에서 치고 올라온다면 민주당 지지층은 중도확장력을 지닌 후보에 투표를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선은 제3지대가 없는 만큼 여야 양자대결 구도로 사실상 진행됩니다. 결국 상대진영의 후보가 누가 나오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는 거죠.
실제로 이런 여론조사도 있습니다. 이 전 대표가 윤 전 총장과 양자대결에서는
이재명 지사보다 낮은 지지율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의 양자대결에서는 이 지사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여론 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8월11일 발표한 가상 양자대결 조사를 살펴보면 윤 전 총장이 41.7%, 이 지사가 36.3%의 지지를 얻어 오차범위 안이었습니다. 반면 이 전 대표와 양자대결에서는 윤 전 총장은 42.1%, 이 전 대표는 34.1%로 오차범위 밖에서 윤 전 총장이 앞섰습니다.
최 전 원장으로 바꾸면 이 지사는 36.4%, 최 전 원장은 33.1%로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펼쳤습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38.2%, 최 전 원장은 31.2%로 이 전 대표가 오차범위(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밖에서 앞섰습니다.
곽: 민주당 본경선이 연기되면서 국민의힘 예비경선과 겹치다보니 상대진영 후보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본선 경쟁력이 열쇠가 되겠네요.
◆ 결선투표 가능성 남아 있어, 후보자 합종연횡 시선
곽: 민주당 경선 자체로만 놓고 본다면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성: 결선투표 가능성입니다.
민주당은 본경선에서 1위 후보가 과반 득표율을 얻지 못하면 1위와 2위를 놓고 결선투표가 진행됩니다.
현재 1위에 있는
이재명 지사가 각종 민주당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과반 득표율을 확실히 넘고 있는 모습은 아닌 것으로 조사되고 있어 결선투표 가능성이 남아있습니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8월15일 발표한 민주당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를 살펴보면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을 때
이재명 지사 34.2%,
이낙연 전 대표 20.5%로 조사됐습니다. 이어서 박용진 의원 4.1%, 추미애 전 장관 3.1%, 정세균 전 총리 2.3%, 김두관 의원 1.4% 등입니다.
반면 조사대상을 민주당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이재명 지사 53.2%,
이낙연 전 대표 30.4%로 나타났습니다.
곽: 여론조사 대상에 따라 확실히 지지율이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이에 따라 민주당 본경선 진행방식이 결선투표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성: 민주당 경선은 오픈프라이머리(국민참여경선) 방식으로 진행되며 권리당원 이외에 일반국민도 선거인단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 때 당원과 일반 국민 모두 1인 1투표라는 동일한 가중치로 표가 계산되기 때문에 각 후보들이 일반국민 선거인단을 얼마나 모집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8월16일 기준으로 민주당 선거인단 인원을 살펴보면 지역별 투표에 참여하는 대의원 1만4935명과 권리당원 70만4951명이 있습니다. 그리고 3차례에 걸친 슈퍼위크에 참여하는 일반당원 및 국민은 2차 선거인단 모집기준으로 113만 명이 등록했습니다.
곽: 만약에 결선투표가 진행된다면 나머지 3위에서 6위까지 후보들의 표심도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의 표심은 어디로 향할까요? 혹시 연대 가능성도 있나요?
성: 우선 추미애 전 장관이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이 나옵니다.
추 전 장관은 열린민주당 통합론과 검찰개혁 등에 목소리를 내며 강성 친문당원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선두주자들은 중도 확장성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념적 성향이 강한 강성 지지층에 집중하기 어렵죠.
추 전 장관이 이런 지점을 파고들어 강성 지지층의 표를 모은다면 충분히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는 셈이죠.
곽: 추 전 장관은 지지율도 5% 안팎을 보이고 있어 충분히 결선투표에서 역할을 할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추 전 장관은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가운데 어느 쪽을 선택할까요?
성: 변수가 많지만 지금까지 나온 모습을 살펴보면 이 지사와 연대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집니다.
추 전 장광은 최근 모든 경기도민 재난지원금 결정을 놓고 후보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찬성했는데요.
이렇듯이 각종 정책과 사안에서 종종 이 지사와 의견을 같이 하고 있어 연결고리도 충분합니다.
이에 일부 언론에서는 명-추연대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합니다.
곽:
이낙연 전 대표와 연대 가능성이 있는 후보는 없을까요?
문재인 정부에서 같은 총리를 지낸 정세균 전 총리와 후보 단일화 이야기가 종종 거론된 것 같은데요?
성: 맞습니다. 정 전 총리와 이 전 대표는 각각 전북과 전남 출신으로 호남지역을 지지기반으로 두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어 예비경선이 시작될 때부터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줄곧 제기됐습니다.
다만 정 전 총리 쪽에서는 경선 완주 의지를 내보이며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습니다.
그렇지만 여러 정책에서 유사한 목소리 내왔습니다. 특히
이재명 지사를 겨냥한 비판에서는 한 목소리 냈는데요.
대표적으로 경기도지사직 유지 반대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도 선별지급을 주장했습니다.
곽: 추 전 장관만큼 지지율을 얻는 후보가 또 있는 것 같은데요. 가장 젊은 박용진 의원도 지지율에서 5% 안팎을 횡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 사실 저도 박 의원의 표가 어디로 갈지 궁금한데요. 박 의원은 줄곧 독자행보를 걸어온 터라 이 표가 어디를 향할지 알기 쉽지 않습니다.
박 의원은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둘 다 비판하며 존재감을 키워왔는데요.
다만 빈도를 따져보면 이 지사를 더 집중적으로 공격했습니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기본금융 등 기본시리즈를 기회가 될 때마다 꾸준히 비판했기 때문에 이 지사와의 정책적 연결고리는 적어보입니다.
곽: 그렇군요. 결선투표의 가능성이 가장 큰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6명 후보 모두 완주 의지를 보이고 있어 본경선이 진행되는 가운데 후보 사퇴 등 변수는 적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 지역별 관전포인트: 호남은 최대 격전지, 충청은 중도 확장력
곽: 전국을 모두 돌면서 경선을 진행하다 보면 지역별 특징도 눈여겨 볼만할 것 같습니다. 민주당 본경선 방식과 함께 지역 일정을 정리해보죠.
성: 네. 민주당 본경선 방식은 우선 2가지로 나뉩니다.
먼저 지역별 대의원·권리당원 선거인단의 투표결과는 순회경선 일정에 따라 현장에서 발표됩니다.
반면 일반당원·국민 선거인단의 투표결과는 3차례(9월12일, 10월3일, 10월10일)에 걸쳐 공개되는데요. 모두 다 1표씩 그대로 반영됩니다.
지역별 경선은 모두 11곳에서 진행되며 백미는 광주와 전남지역으로 꼽힙니다. 호남지역은 권리당원이 가장 많은 민주당 텃밭으로 본선 경쟁력이 높은 후보를 뽑는 전략적 투표의 방향이 여기서 거의 결정이 되죠.
곽: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도 호남 지역에서 승리를 하면서 민주당 대선후보로 올라선 것을 보면 이번 호남지역 민심은 누구를 향할지 주목됩니다.
성: 호남지역 경선이 꽃인 이유가 또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치러지기 때문이죠.
호남지역 경선은 9월25일 치러집니다.
1차 슈퍼위크가 끝나고 추석연휴가 지난 뒤 시작되기 때문에 2라운드의 첫 관문을 여는 곳이죠.
또한 국민의힘 예비경선에서 8명 후보로 압축된 뒤 진행되는 터라 변수가 가장 많은 경선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곽: 그렇다면 호남지역의 민심을 알아보기 직전에 펼쳐지는 1차 슈퍼위크에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가 어떤 구도를 보일지도 시선이 몰리겠네요.
이 지사가 초반 승기를 잡을지, 이 전 대표가 지지율 격차를 좁히며 추격하는 모습을 보일지 궁금한 대목입니다.
성: 1차 슈퍼위크를 소개해보면 일반 선거인단 결과는 9월12일에 발표되며 9월4일 대전충남을 시작해 5일 세종충북, 11일 대구경북, 12일 강원 등 4개 지역을 거치게 됩니다.
이 지사가 고향인 안동이 있는 대구경북에서 이 전 대표를 따돌릴 수 있을지도 관전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곽: 전국 순회경선이 충청권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점이 눈여겨볼 만한 것 같습니다.
시작을 알리는 곳이라는 점 이외에도 충청권 민심이 의외로 중요할 수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이 충청대망론을 띄우고 있으며 충청도 민심은 대선에서 줄곧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만큼 본선에서도 중요한 지역이죠.
성: 네. 어쩌면 충청권 지역에서 누가 강점을 보이는지에 따라 본선 경쟁력이 좌우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곽: 마지막 3차 슈퍼위크는 어디서 진행되나요?
성: 3차 슈퍼위크는 10월9일 경기와 10일 서울에서 진행됩니다.
이낙연 전 대표가 과연
이재명 지사의 안방인 경기도에서 어느 정도 지지를 얻는지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아무래도 경기도민 민심이 많이 이반하게 된다면 이 지사의 경쟁력에도 의구심을 품는 시선이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죠.
곽: 그렇군요. 이 밖에 다른 기대요인도 있을까요?
성: 아쉽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집합금지로 ‘체육관 경선’에서 비롯되는 컨벤션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체육관 연설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 아내를 버려야 합니까’라는 명연설을 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민주당 본경선에서는 연설을 통해 현장에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등 대면 연설을 통한 극적 반전은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곽: 지금까지 9월부터 한 달 반 동안 뜨겁게 달굴 민주당 본경선에 관한 관전 포인트를 짚어보았습니다.
대선이 다가오는 만큼 여야 대선후보들의 정책과 미래비전, 자질 등을 적극 검토하길 당부드립니다.
앞으로도 채널Who에서는 내년 대통령선거까지 중요한 이슈들을 따라가면서 분석해 보는 시간을 마련하겠습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