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부터 모바일을 일상 속에서 경험해 온 밀레니얼세대(1981~1996년 출생)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 흐름의 포문을 열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 등 디지털 기반 금융사들은 밀레니얼세대를 안고 급성장했다.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왼쪽)와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와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가 새로운 동반자 맞이에 분주해 보인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로 세상을 경험해 온 디지털 원주민 Z세대(1997~2010년 출생)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카카오뱅크와 토스의 성장배경에는 선제적으로 밀레니얼세대를 주요 고객층으로 끌어안은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블리카와 카카오뱅크는 디지털금융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초 기업공개를 통해 시가총액 30조 원을 넘기며 기존 금융사들을 모두 제치고 금융대장주에 올랐으며 비바리퍼블리카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을 넘어 데카콘(기업가치 10조 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비바리퍼블리카가 각각 2016년과 2015년에 금융서비스를 대중에게 선보였다는 점에 비춰보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카카오뱅크와 비바리퍼블리카의 성장에는 2030세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밀레니얼세대가 있다.
가입자 연령대별 비중을 살펴보면 카카오뱅크는 10대 7%, 20대 28%, 30대 28%, 40대 22%, 50대 이상 15% 등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10대 6%, 20대 27%, 30대 23%, 40대 21%, 50대 이상 23% 등이다.
두 기업 모두 30대 이하 고객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인데 상대적으로 경제상황이 풍족한 40~60대를 주요 고객층으로 두고 있는 기존 금융권과는 차별화된 모습이다.
카카오뱅크와 비바리퍼블리카는 모두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는 디지털금융사다.
영업점 대신 모바일앱이 영업채널 역할을 하고 있다. 모바일앱 사용이 익숙한 밀레니얼세대를 사로잡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플랫폼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표한 '2021년 상반기 모바일앱시장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토스앱과 카카오뱅크앱 사용자 수는 각각 1404만 명, 1303만 명으로 집계됐다. 금융앱 가운데 1,2위를 차지하는 수치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앱 고객을 기반으로 신용대출, 예적금 등 은행사업뿐 아니라 신용카드 발급 제휴, 증권 계좌 발급 제휴 등 수수료 사업을 확대해 플랫폼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대표도 비바리퍼블리카 금융사업 확대에 토스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간편송금으로 시작해 간편결제, 증권, 인터넷전문은행 등으로 계열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비바리퍼블리카 모든 계열사의 금융서비스를 토스 앱에서 선보이는 원앱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올해 초 출범한 토스증권도 토스앱에서 주식거래서비스를 선보였는데 불과 3개월 만에 가입자 수 300만 명을 달성하기도 했다.
윤 대표와 이 대표가 기존에 불편했던 금융 앱을 간편하고 접근하게 쉽게 만들며 끌어안은 밀레니얼세대들이 새로운 금융사업에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소극적이었던 기존 금융사들이 빅테크 기업들의 성장을 지켜보며 금융앱 고도화 등 디지털 전환에 공을 들이고 있어 앞으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디지털 전환을 경영전략 가운데 우선 순위에 꼽고 있다.
윤 대표와 이 대표가 카카오뱅크와 비바리퍼블리카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Z세대 고객유치에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다.
Z세대는 당장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고객군은 아니지만 밀레니얼세대가 앞서 금융사업 성장을 이끌었듯 미래 성장동력을 이어갈 수 있는 밑바탕이 될 수 있다.
두 기업 모두 Z세대 고객유치에 분주하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일 토스앱의 송금수수료를 평생무료로 하는 정책을 내놨다.
Z세대는 금융서비스 가운데 송금서비스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만큼 혜택 효과를 크게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5월에는 한국장학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학자금대출 관리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학자금대출 등 학자금 지원제도와 관련해 흩어져 있던 모든 정보를 모아 한눈에 보여주고 대출내역 조회 및 상환관리까지 한번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당장에 수익을 거둘 순 없지만 학자금대출을 시작으로 개인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고객의 생애주기별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선점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대표도 학자금대출 관리서비스와 관련해 “많은 청년들에게 학자금대출은 생애 첫 금융경험이다"며 "더 많은 청년들에게 적시에 장학재단의 학자금 지원제도를 소개하고 졸업과 취업 이후에도 이어지는 대출상환 관리까지 원활하게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0월 14~19세 전용 상품인 '카카오뱅크 미니'를 선보였다.
카카오뱅크 미니는 본인 명의 계좌나 주민등록증이 없는 10대에게 가상으로 계좌를 발급해 주는 상품이다.
체크카드와 마찬가지로 미니카드를 통해 온‧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하고 전국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수수료 없이 입출금이 가능하다.
카카오뱅크 미니는 출시 한 달만에 가입자 수 50만 명을 돌파했고 7월 말 기준 89만 명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미니는 모바일 네이티브(native)인 청소년들이 스스로 편리하게 금융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둬 인기가 많다”며 "앞으로도 미래 고객을 확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
[편집자주]
시대의 변화에 속도가 붙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일을 빠르게 대체하고 메타버스라는 사이버세계가 광속으로 확장되고 있다. 기후변화와 코로나19 팬데믹은 생활양식의 변화를 물론 사고방식의 대전환을 요구한다.
상생, 동반성장, 사회적 가치 같은 개념은 이미 기업 경영의 기본이념이 된 지 오래고 ESG, 탄소중립, MZ세대 등 새로 등장한 개념들조차 벌써 낯설지 않은 기업 경영의 화두가 됐다.
재계는 어느 때보다 긴장한다. 새 세대와 새 시대를 읽지 못하면 금세 뒤처질 수 있다. 기업들이 리더십을 다시 꾸리고 미래 세대를 탐구하는 데 힘을 쏟는 이유다.
정치권에는 30대 제1야당 당수의 출현으로 이미 세대교체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함께 치러지는 2022년은 한국 정치사에 큰 획을 긋는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새 세대와 새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과 정치권의 움직임을 짚어본다.
1부. 재계는 리더십 세대교체 중
2부. 기업의 미래 세대 읽기
1. 삼성전자 LG전자 가전
2. SK텔레콤
3.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4. 신한라이프
5. 카카오뱅크 토스
6.신한금융투자-한국투자증권
3부. 새로운 세대가 바꾸는 기업문화
4부. 2022선거 2030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