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2021-07-18 06:30:00
확대축소
공유하기
P2P금융업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으로 제도권에 편입되며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피플펀드와 렌딧, 8퍼센트 등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1호 기업들이 제도권 편입으로 투자 신뢰도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 (위쪽부터)8퍼센트, 렌딧, 피플펀드 로고.
18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록으로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한지 한 달여 만에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은 P2P금융업이 제도권에 편입되며 새롭게 생긴 금융업이다. 앞서 P2P금융업계는 사기, 횡령, 연체율 상승 등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며 업계 전반의 신뢰도가 하락했다.
금융당국은 P2P금융업체를 심사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록을 허가하고 있다. 옥석 가리기를 금융당국이 대신해주고 있는 셈인데 투자처로서 신뢰도가 올라간 만큼 기관투자자들이 시장 성장성과 대체투자처로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은 해외의 P2P금융, 마켓플레이스금융 등을 제도권화한 금융업으로 사업구조는 모두 같다. 투자자와 대출자를 연결해주는 금융업이다.
대출자에게는 사적 채무증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고 투자자에게는 대출자산으로 분산투자 및 위험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금융중개기관으로서 기능을 수행한다.
6월에 1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로 등록한 피플펀드, 렌딧, 8퍼센트 등은 개인신용대출 중개를 주력사업으로 두고 있다. 특히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개인신용대출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국내 개인신용대출시장은 약 150조 원 규모로 이 가운데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제2금융권시장 규모는 80조 원에 이른다.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된 씬파일러까지 고려하면 그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저신용자 대출시장은 그동안 금융권에서 소외된 시장이었다. 신용등급을 평가할 수 있는 금융이력이 부족해 부실위험이 높은 시장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피플펀드와 렌딧, 8퍼센트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해 대출을 실행해왔다. 꾸준히 실행해 온 대출데이터는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로 이어져 중저신용자 대출에 한해서는 기존 금융권보다 탄탄한 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하고 있다.
제도권에 편입되며 신뢰가 늘어 대출 수요와 공급은 늘어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고 신용평가모형이라는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해외사례를 살펴봐도 이 분야 기업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학자금대출 중개를 시작으로 대출분야를 확장해 온 소파이는 올해 초 나스닥에 상장했다. 7월15일 기준 시가총액은 14조945억 원에 이른다.
기관투자자들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의 성장성에 참여하려는 이유다.
실제로 렌딧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록을 마친지 한 달여 만인 12일 H&Q코리아로부터 504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렌딧은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신용평가모형 및 비대면 금융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올해 하반기에 개발직군 등 인재채용에도 적극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8퍼센트도 기존 투자사와 함께 국내외 대형 투자기관을 아우르는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퍼센트는 6월부터 채용 확대를 위해 본사 이전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은 기관투자자들의 대체투자처로도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에 투자자로 참여해 안정적 대출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P2P금융업에서는 기관투자자 참여 가능 여부가 명시되지 않아 기관투자자들이 참여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이 시행되며 기관투자자들의 대출상품 투자가 가능해졌다.
피플펀드와 렌딧, 8퍼센트는 평균 8%대로 대출을 실행하고 있다. 부실손실율, 수수료 등을 고려해도 연 6% 수준의 수익을 거두는 투자처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은 다수의 대출자에게 투자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자체로 분산투자효과를 누릴 수 있어 투자 안전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채권 등 저수익 투자상품보다는 수익률이 높고 주식, 부동산 등 이미 자산가치가 고점에 올라 하락 위험을 안고 있는 고수익 투자상품보다는 안정성이 높은 대체투자처인 셈이다.
기관투자자 상품투자 유치에서는 피플펀드가 가장 먼저 물꼬를 텃다.
애큐온저축은행은 12일 피플펀드에 기관투자자로 합류하기로 했다. 피플펀드와 애큐온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에 관한 투자 외에도 신규 제휴 금융상품 및 금융서비스 개발, 신금융사업의 발전을 위한 상호협력, 기술 및 노하우 교환, 신규사업의 타당성 검토를 위한 조사연구 등에서도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중저신용자 대출시장에 인터넷전문은행, 빅테크기업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는 만큼 기관투자자 투자 유입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피플펀드 관계자는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비은행권 소비자에 관한 이해가 높고 피플펀드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상품 투자에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기관투자자들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투자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