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호텔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신라호텔 등 국내 호텔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12일부터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면 숙박시설은 모든 객실의 3분의 2만 운영해야 한다. 직계가족이라도 객실 내 정원 기준을 초과해 투숙할 수 없으며 결혼식장에는 친족만 참석할 수 있다.
이미 고객들의 호텔, 결혼식 예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업계의 한 관계자는 “12일부터 3분의 2만 객실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손님에게 연락해 예약 취소를 요청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 사장은 우선 비대면서비스를 강화해 코로나19 위기에 대처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은 올해 3월 호텔신라 주주총회에서 “비대면시대에 디지털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1인가구 증가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새로운 생활방식 등장을 맞는 대비책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호텔신라는 6월 ‘정선 삼계탕’ 등 여름보양식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비대면 수요와 함께 최고급 선물세트를 찾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올해 1~5월 호텔신라의 선물세트 판매량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 약 10%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신라는 지속적으로 고급 선물세트를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호텔 굿즈도 코로나19시대를 맞아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호텔신라는 2019년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에코백에 이어 신라호텔의 시그니처 곰인형 ‘신라베어’의 이미지를 활용한 굿즈를 지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객실, 연회 등 호텔의 주축 사업이 코로나19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공간의 제약없이 호텔 브랜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굿즈사업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호텔의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하려 하는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사장은 코로나19 유행에 맞춘 다양한 패키지상품을 출시해 고객을 끌어오는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서울신라호텔은 최근 하루에 12시간만 야외수영장과 키즈 플레이룸을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상품을 내놓았다. 여름 성수기임에도 객실 예약률이 50%를 밑돌자 대응책으로 내놓은 패키지다.
오전 8시에 체크인을 해 당일 오후 8시에 체크아웃을 하는데 여름철 대표시설인 야외수영장 입장 혜택을 포함함으로써 자녀 동반 가족고객을 겨냥한 것이다. 이와 같이 낮 시간에만 방을 빌려주는 상품은 특급호텔의 격을 떨어트린다는 이유로 도입을 꺼리는데 호텔신라가 객실 예약률을 높이기 위해 파격적 결정을 내린 것으로 평가된다.
호텔신라의 프리미엄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는 올해 6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게 할인된 가격에 숙박을 제공하는 패키지를 출시하기도 했다.
백신 접종 당일 이용 고객에게는 병원에서 호텔로 이동할 때 최대 1만 원의 택시요금을 지원하고 발열이나 두통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쿨패치와 비타민 음료 등으로 구성된 ‘케어 키트’를 제공하는 등 코로나19시대에 맞춘 패키지상품이다.
호텔신라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에 큰 타격 입고 있어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버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비대면시대에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으로 새 수익원을 만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호텔신라는 숙원사업인 한옥호텔의 공사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등 우선 위기를 극복한 뒤 미래를 도모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다소 주춤하기는 하지만 글로벌 이동 재개시점이 다가오고 있음은 분명하다”며 “호텔신라의 호텔·레저사업부는 객실점유율(OCC)와 평균객단가(ADR)의 개선으로 점차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