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과 KT가 마이데이터 관련 합작법인을 언제 설립할까?
우리금융그룹과 KT는 지난해 8월부터 1년여 동안 전사적 차원에서 디지털동맹을 맺고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
우리은행과 KT가 마이데이터사업 진출을 앞두고 동맹을 넘어 혈맹으로 가는 합작법인 설립 계획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8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합작법인 설립과 관련해 구체적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우리은행 관계자 "합작법인을 설립과 관련해서는 우리은행과 KT가 아직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KT는 지난해 8월 마이데이터 사업과 관련 합작법인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는 우리금융그룹과 KT그룹이 금융과 통신을 연계해 공동마케팅부터 디지털 신사업까지 디지털 동맹관계를 확대하기로 한 방안 가운데 하나다.
우리금융그룹과 KT는 1년 동안 디지털인재 육성, 플랫폼 구축, 데이터 공유 등 디지털협력을 활발히 추진해왔다. 합작법인 설립을 제외한 대부분 협력사업을 이미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은행은 1일부터 대인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을 개인사업자까지 확대해 적용했다. 비대면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형은 BC카드사 가맹점정보를 머신러닝 방식으로 신용평가에 반영한 것이다.
이 밖에 인공지능기술을 융합한 디지털금융 개발 업무협약, KT의 인공지능 산학연협의체 인공지능 원팀에 우리은행 합류, 카이스트에 디지털인재 양성 교육과정 개설, 인공지능 기반 불완전판매 방지 프로세스 개발 등도 올해 우리금융그룹과 KT가 디지털협력에 나선 결과다.
우리금융그룹과 KT가 불과 1년 만에 전사적으로 디지털 협력에 속도를 내며 합작법인 설립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도 사업 단위에서 추가적으로 협력을 이어가겠지만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서로 지분을 섞으면 가장 단단한 형태의 협력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이미 하나금융과 SK텔레콤, KB증권과 엔씨소프트 등 지분을 섞고 디지털 전환에 공동 대응하는 사례는 늘어나고 있다.
마이데이터를 시작으로 종합지급결제업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장이 커질 수록 데이터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심화되고 이종산업 사이에 결합은 더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과 KT의 합작법인 설립에 꾸준히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
일단 우리은행과 KT의 합작법인 설립시기는 마이데이터 시장이 열린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합작법인 자체가 마이데이터사업 추진을 위한 것인 만큼 마이데이터시장이 열린 이후에 논의가 본격화되지 않을까 싶다"며 "일단 자체 마이데이터서비스를 출시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합작법인 설립이 올해를 넘길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당초 금융당국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8월 초 시행하기로 했지만 시스템 구축 등을 이유로 시행 시기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는 7일 금융 마이데이터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해 정보제공자별 준비상황 등을 감안한 차등유예 또는 소비자 편의 및 업권 사이 형평성 등을 고려한 일괄유예 등에 관해 논의했다.
만약 일괄유예로 가닥이 잡힌다면 핀테크 업권의 준비상황 등을 고려해 2022년 1월 실시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위는 7월 안에 추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마이데이터사업 시행 유예와 관련해 금융 마이데이터 운영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