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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장 장양석 "백신주권 확보에 기여"

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 2021-07-08 14: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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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 필요한 백신을 전략물자 개념으로 비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장양석 백신글로벌산업화기반구축사업단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장은 7일 경북 안동시 풍기읍에 위치한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에서 진행된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국내 중소 제약바이오기업의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지원해 백신주권 확보에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장 장양석 "백신주권 확보에 기여"
▲ 장양석 백신글로벌산업화기반 구축사업단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장.

백신글로벌산업화기반구축사업단은 백신주권을 확보하고 신종 감염성 질환에 대응력을 키우기 위해서 경북 안동에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를, 전남 화순에 미생물실증지원센터를 각각 건립했다.

안동시에 위치한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는 동물세포에 기반한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세워진 비영리법인으로 산업자원통상부와 경상북도, 안동시가 모두 1029억 원을 출연했다.

향후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지나 엔데믹(계절성 유행)이 오더라도 여기에 대응하면서 또 다른 팬데믹 상황에서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에는 70여 명의 임직원이 일하며 백신 원액을 생산할 수 있는 부유세포 배양기와 프리필드 시린지(약물이 미리 충전된 주사기)와 바이알(주사유리병) 등의 완제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부유세포 배양기는 200리터 규모 3개와 1천 리터 규모 1개가 있는데 현재는 1천 리터 배양기를 시작으로 원액 생산시설 가동률을 점차 높이고 있다.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에 따르면 프리필드 시린지 기준으로 1시간에 1만 개, 바이알 의약품 기준으로 1시간에 1만2천 개를 생산할 수 있다.

- 지금까지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의 성과는 무엇인가.

“2020년 12월에 개소한 이후 지금까지 셀리드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임상시료 생산을 포함해 독감백신기업, 코로나19 진단키트기업과 4건의 임상시료를 위탁생산(CMO)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기업들과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위탁개발생산(CDMO)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에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메르스, 에볼라 등 다양한 백신 생산과 관련한 의뢰가 들어오면 이들도 얼마든지 생산할 수 있다.”

-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운영자금 확보 및 수익은 어떻게 올리는가.

“당초 2017년부터 2021년까지를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를 구축하는 기간으로 정해뒀으며 2022년부터 운영사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사업운영에 들어가도 바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운영사업에 들어가고 5년 동안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고 이후 자립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이 밖에도 다양한 백신 개발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자립할 수 있는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국가로부터 운영비를 지원받는 기간을 당초 5년에서 3년으로 줄이는 것을 산업자원통상부와 논의하고 있다.

다만 비영리법인인 만큼 백신 개발에 들어가는 시설운영비, 제반부대비용, 인건비 등은 계속 지원받기로 했다.”

- 최근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와 코비박의 위탁생산(CMO)에도 참여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던데.

“한국코러스, MP코퍼레이션 측과 꾸준히 논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어느 곳과도 확정된 것은 없다.

다만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는 국가가 출자해 세워진 시설인 만큼 백신 생산물량 전량을 해외에 공급하기보다는 가능하면 국내 팬데믹 상황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국내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MP코퍼레이션 측은 국내에 러시아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의향을 밝히고 있어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가 코비박을 생산해 줄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한국코러스 주축의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 컨소시엄은 전량 수출을 염두에 두고 있어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의 설립 취지를 설명하며 양해를 구해 계약 진행을 잠시 중지했다.”

한국코러스를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은 스푸트니크V와 스푸트니크V 라이트를 위탁생산하는 계약을 이미 체결했으며 MP코퍼레이션을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은 코비박 위탁생산을 추진하고 있는데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는 이 컨소시엄에 모두 이름을 올려놓은 상태다.

MP코퍼레이션은 6일 코비박의 글로벌 판권 및 독점 생산권을 보유한 러시아 기업 팜바이오테크의 지분 37.5%를 인수하기로 했고 유통을 위한 합작회사(JVC)를 국내에 설립해 한국과 아세안 국가에서 백신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때문에 백신업계 일각에서는 생산한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공급을 염두에 두고 있는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가 코비박을 위탁생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반면 한국코러스 측 입장을 볼 때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의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황재간 한국코러스 회장은 6월말 한 국내언론과 인터뷰에서 “기존 컨소시엄에서 휴메딕스가 빠지고 안동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는 생산이 유명무실해진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보툴리눔톡업체 제테마가 23일자로 컨소시엄 참여기업에 추가됐다”고 말했다.

- 백신 전문가로서 국내기업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수준을 어느 정도로 보고 있나.

“국내 기업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능성을 언급할 수는 없지만 백신업계에서 30여 년 근무한 경험에 비춰 볼 때 국내기업의 기술 수준은 대단히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코로나19 백신이 나온 미국, 영국, 독일, 러시아, 중국은 기본적으로 기술적 기반이 뛰어난 데다 국가적으로도 전폭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국내 코로나19 백신은 이들에 비해 1년 정도 뒤처졌지만 그럼에도 이만큼 높은 수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수준을 보이는 것은 엄청난 것이다.“

- 안동시에 국내 대표 백신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치해 있고 안동대학교, 안동과학대학교 등 대학교도 위치해 있어 산학연 연계 및 협력이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SK바이오사이언스와는 직접적으로 인적 및 기술적 교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백신업계에 종사하는 만큼 협조할 일은 많다.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를 구축하는 데 자문을 얻기도 했으며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필요한 소모성 자재가 부족했을 때 안동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의 예비가용자원 일부를 지원하는 식으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안동대학교에 백신학과가 신설돼 2023년 2월부터 첫 졸업생이 배출되고 안동과학대에서도 의약품질분석과(바이오백신제약과)등을 통해 백신업계를 이끌어갈 전문인력이 육성되고 있다.

또 경북바이오 산업단지에는 국제백신연구소 분원과 같은 연구기관도 위치해 있어 산학연이 협력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고 판단된다.”

-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국내 연구소를 비롯해 백신을 개발하는 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 근본적 목표다. 우리를 통해서 다양한 백신을 생산하고 제품화해 국제적으로 뻗어나가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

여기에 국가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전략물자 개념의 백신을 생산해 비축하는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

또 기회가 된다면 트레이닝센터를 마련해 백신에 특화한 기술인력을 교육시켜 백신업계 발전에도 공헌하고 싶다. 기술인력이 부족해 백신사업을 하지 못하는 기업이 많은데 동물세포실증센터는 시설과 인적자원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는 만큼 기술인력을 육성하는 역할에도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산자부에 이와 관련한 시설 마련에 투자해 달라고 건의를 해 놓았다.”

장양석 센터장은 1956년에 태어나 1984년 경희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녹십자에 입사했다.

녹십자에서 백신연구소장까지 지낸 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백신 전문 제조사 베르나바이오텍 코리아에서도 연구소장을 거쳐 2017년부터 안동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장을 맡고 있다. 

베르나바이오텍은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이 2011년 베르나바이오텍의 모기업인 크루셀을 흡수 합병한 뒤 2016년 회사이름이 얀센백신으로 변경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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