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S폴더블' 디스플레이. 향후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 |
삼성전자가 거의 독점해 온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시장에 글로벌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시대를 연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새로운 폼팩터(제품 형태)를 지속해서 선보이면서 시장 주도권 굳히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샤오미 오포 등 주요 스마트폰업체들이 2022년 잇달아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폴더블 스마트폰이 점차 대중화할수록 기존 ‘클램쉘’과 ‘노트’ 타입 이외에 다양한 폼펙터가 나올 것이다”고 바라봤다.
클램쉘은 조개껍데기와 같이 위아래로 접히는 형태다. 노트는 좌우로 열리는 폴더블 제품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2019년 초 노트 형태의 갤럭시폴드를 선보이며 세계 최초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상용화했다. 1년 뒤인 2020년 2월에는 클램쉘 모델 갤럭시Z플립을 공개해 옛 폴더폰의 향수를 자극했다.
노트와 클램쉘의 뒤를 이을 폼팩터 역시 삼성전자 주도로 개발될 공산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서 5월 국제 전시회에서 화면을 두 번 접는 ‘S폴더블’, 화면을 좌우로 당겨 확장하는 ‘슬라이더블’ 등 여러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공개했다.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는 기존에 알려진 롤러블(두루마리형) 디스플레이와 유사한 구조로 파악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자회사로 삼성 폴더블 스마트폰에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S폴더블이나 슬라이더블 같은 새로운 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제품에 가장 우선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스마트폰 특허를 여럿 출원한 바 있다. ‘Z슬라이드’, ‘Z롤’ 등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을 시사하는 상표를 내기도 했다.
IT매체 안드로이드어소리티는 “삼성전자의 첫 롤러블 스마트폰이 머지않아 나올 수 있다”며 “롤러블 스마트폰은 폴더블 제품에 비해 화면 주름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장점이 있다”고 바라봤다.
▲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삼성전자 스마트폰 예상 디자인. <레츠고디지털> |
성전자가 기존 폴더블 스마트폰에 만족하지 않고 신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는 까닭은 그동안 무주공산이었던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에 만만찮은 경쟁자가 속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3월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2와 유사한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놨고 이르면 올해 말 신제품을 더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포의 경우 2020년 11월 롤러블 스마트폰 시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2022년에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정식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도 비슷한 시기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2022~2023년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모바일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폴더블 기술력이 뛰어난 만큼 선점한 시장을 경쟁기업들에 쉽게 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IT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는 최초의 폴더블 아이폰과 경쟁할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며 “삼성은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재료과학과 소프트웨어 쪽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시장 구도가 변화함에 따라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주도권을 쥐는 일이 더 쉬워졌다는 시선도 있다.
화웨이는 한때 삼성전자와 함께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에서 맞붙었지만 최근에는 미국의 제재로 일반 스마트폰을 만들기도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LG전자는 올해 초 오포처럼 롤러블 스마트폰 시제품을 공개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스마트폰사업 철수를 발표했다. LG전자의 독특한 제품을 시장에서 볼 기회가 사라진 셈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은 아직 작지만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9년 50만 대에서 2020년 300만 대로 늘었다. 올해는 7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카운터포인트는 또 2023년에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연간 3천만 대 판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에서 86%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초기시장 지배력을 기반으로 기존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폴더블 제품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기존 폴더블 스마트폰에 관해서도 계속해서 혁신을 꾀하고 있다. 8월 갤럭시Z폴드3 등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정됐다.
갤럭시Z폴드3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서 처음으로 언더패널카메라(UPC)를 탑재하고 폴더블 스마트폰 최초의 S펜을 지원하는 등 여러 개선점이 적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