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QD올레드패널 양산을 당초 예정된 4분기에서 3분기로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삼성디스플레이 올레드사업은 중소형올레드에서 대형올레드로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하며 사업구조가 다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 사장이 QD올레드패널 양산 초기단계에 수율을 얼마나 빨리 안정화할 수 있을지가 사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를 요인으로 꼽힌다.
디스플레이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중소형올레드패널의 시장 점유율 1위 회사로 올레드기술 신뢰도는 높다”면서도 “대형패널과 중소형패널의 생산 메커니즘이 다른 만큼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업 초기부터 이익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디스플레이패널시장에서 TV용 올레드패널을 양산하는 곳은 LG디스플레이뿐이다. LG디스플레이도 대형 올레드패널의 양산 초기 수율문제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중국 광저우의 대형 올레드패널 생산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수율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으며 그해 영업손실 1조3594억 원을 봤다.
최 사장이 TV용 QD올레드패널의 양산 초기에 수율을 빠르게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삼성디스플레이도 LG디스플레이가 겪었던 악몽을 겪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최 사장이 수율문제를 초기에 잡을 수 있다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성장시장의 수혜를 누리게 될 공산이 크다.
시장 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TV시장에서 올레드TV는 출하량이 지난해 365만 대 수준에서 올해 58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에는 670만 대, 2024년에는 900만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TV용 올레드패널사업이 삼성디스플레이의 모회사 삼성전자의 TV사업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올레드가 아닌 LCD패널만을 활용해 TV를 생산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레드사업을 스마트폰용 중소형패널에 집중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삼성전자도 TV사업의 무게추를 프리미엄TV시장으로 옮기면서 올레드TV를 TV 라인업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4월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와 TV용 올레드패널을 조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말이 퍼지기도 했다.
두 회사 모두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올레드TV시장에 진입하려는 삼성전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동원 연구원은 “올레드는 스마트폰에서 노트북을 거쳐 TV로 대형화 추세가 빠르게 확대되는 등 거스를 수 없는 대세를 넘어 필수가 되고 있다”며 “삼성전자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QD올레드패널을 공급받아 2022년 1분기 QD올레드TV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캠퍼스. <삼성디스플레이>
QD올레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TV시장에서 LG전자와 소니 등에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찍은 미래 먹거리다.
삼성디스플레이도 대형 QD올레드패널의 양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2019년부터 2025년까지 13조 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아산 캠퍼스의 생산라인이 투자의 첫 단계다.
최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지내다 2020년 12월 실시된 삼성 사장단인사에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대형패널의 올레드 전환을 추진하는 만큼 대형 패널사업 경력이 있는 최 사장에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표 자리를 맡긴 것으로 바라본다.
최 사장은 앞서 5월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가 개최한 ‘SID 2021’ 행사에서 기조강연자로 나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으로 올레드를 비롯한 다양한 자체발광 디스플레이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1인치부터 200인치까지 중소형과 대형을 아우르는 솔루션을 제공하며 시장 성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최 사장의 대형QD올레드 양산수율 안정화 과제에는 그룹 차원의 사업전략과 회사 차원의 투자, 스스로 세운 비전의 성패가 모두 걸려 있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