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IT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금융권으로 분야가 한정됐던 마이데이터가 정부 주도 아래 일상의 다양한 분야로 적용분야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데이터는 이용자가 여러 곳에 분산된 개인정보를 기업이나 기관 등에 위탁하면 기업이나 기관이 이를 통합해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말한다.
데이터 관리 플랫폼의 구축과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보안기술 등이 요구돼 IT솔루션 전문기업들의 차세대 먹거리로 여겨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국민이 개인 데이터를 한눈에 모아보고 편리함을 체감할 수 있도록 마이데이터산업 활성화에 힘을 싣고 있다.
앞서 7일 과기정통부는 마이데이터 활성화를 위해 의료나 교통, 공공, 금융, 생활소비 등 5개 분야에서 8개 실증과제를 정했다.
정부가 이렇듯 마이데이터사업분야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만큼 IT솔루션회사들이 앞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SDS는 아직 마이데이터 관련사업의 경험이 없는 만큼 신사업 진입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는 시선이 나온다.
황성우 사장에게 마이데이터는 삼성SDS가 보유한 IT솔루션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수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의 근본 경쟁력은 수집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역량에서 나오는 것으로 여겨진다.
IT업계에선 삼성SDS가 가명정보 결합사업에서 민간기업 가운데 최초로 사업자 자격을 획득했다는 점을 들어 데이터베이스 구축의 영역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마이데이터에 필요한 기술역량을 갖췄다는 것이다.
가명정보 결합사업은 개인정보의 일부를 삭제해 특정인을 추측할 수 없도록 한 데이터들을 결합해 이를 활용하는 사업을 말한다.
개인정보의 대상을 알 수 없는 만큼 파편화된 데이터들을 추출하고 결합해 정보 제공자를 계층 단위로 특정할 수 있는 정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역량이 요구된다.
삼성SDS는 지난해 11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민간 첫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으로 선정돼 정부가 구상하는 데이터경제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이에 앞서 5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가명정보 결합사업의 첫 시범연구사례로 폐암 환자의 치료 및 만성질환 발생 예측모델을 공개했다.
이어 6월1일에는 국세청 국세통계센터가 가명정보 결합사업의 결과물로 ‘이종정보 결합서비스’를 공개했다. 납세 개인정보를 가명처리하고 카드 사용 데이터와 결합해 자영업자의 매출과 소득신고액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모델이다.
삼성SDS가 적어도 의료와 공공분야에서는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관련한 노하우를 일찌감치 확보했다는 뜻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SDS는 IT솔루션분야의 경쟁사들에 앞서 가명정보 결합시장에 먼저 진출한 만큼 관련 데이터를 관리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며 “마이데이터시장이 확대되면 기존 가명정보 결합사업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활용해 신사업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 사장으로서는 마이데이터시장에 서둘러 진입하기도 쉽지 않다. 삼성SDS는 아직 마이데이터 관련사업의 수주이력이 없기 때문이다.
IT솔루션업계의 경쟁사들을 살펴보면 LGCNS는 우리은행의 마이데이터 전용플랫폼 구축사업을 따냈다. 신한은행으로부터는 마이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포함한 사업 전체를 수주했다.
GSITM은 미래에셋생명의 마이데이터사업 수주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두 회사보다 늦게 마이데이터시장에 진입한 SKC&C도 NH농협은행의 마이데이터 플랫폼 구축사업을 수주했다.
삼성SDS는 마이데이터에 요구되는 역량과 별개로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마이데이터시장에서 가장 뒤쳐졌다고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삼성SDS는 그동안 기업의 클라우드솔루션 구축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마이데이터는 그동안 황 사장의 시야에서 벗어난 사업으로 여겨졌다.
황 사장은 지난 3월 임직원들에 보낸 메시지에서 “올해 클라우드, 물류, 보안분야에 회사의 역량을 모으자”며 “고객과의 접점에서 쌓아온 업종 전문성과 디지털전환 역량을 바탕으로 클라우드솔루션사업을 강화해 지속성장을 이끌어가자”고 말했다.
그러나 황 사장도 삼성SDS의 마이데이터사업을 본격화할 준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SDS 관계자는 “마이데이터사업을 놓고 삼성SDS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신중하게 검토하면서 신사업의 기회를 찾고 있다”며 “마이데이터사업과 관련해 추진하는 것이 있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