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다음 대통령선거후보 경선을 놓고 이광재 의원과 연대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두 후보는 지난 27일 이광재 의원의 대선 출정식에 나란히 참석해 이 의원과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 대선주자로서 다른 후보 출정식에 참석하는 모습을 두고 이채롭다는 시선이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민주당뿐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에서 매우 드물고 소중한 지도자"라고 이 의원을 치켜세웠다.
정 전 총리도 "이 의원은 민주당의 적통이자 대들보다. 우리는 붕우유신의 관계"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두 후보가 이 의원와 연대해 청년층 등 지지기반을 넓히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풀이가 나왔다.
이 의원은 디지털시대를 맞아 정치적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내세우고 있다. 세대교체의 징검다리 역할도 자임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당대표로 당선된다면 이 의원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이 의원은 지난 10일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한국 정치권도 현재 디지털경제, 신경제를 이끄는 20대, 30대, 40대를 대거 발탁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선출직에도 20대, 30대, 40대의 젊은 에너지가 들어올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대선 지지율이 2%대에 그친다. 이 전 대표나 정 전 총리와 비교해도 지지율이 많이 떨어져 이번 대선 보다는 다음 대선을 노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에게 이 의원은 경쟁자보다는 잠재적 우군 역할을 할 여지가 없지 않다.
민주당 대선 경선은 1차 국민참여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위와 2위를 놓고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지율이 30% 안팎의 박스권에 갇혀 과반을 넘기기 어려울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로서는 다른 후발주자와 연대함으로써 경선에서 역전을 노려봄직하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최근 지지율에 힘을 받고 있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더한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지지율 12%까지 오르며 회복세를 타고있다. 정 전 총리도 지난해 말 1%에 그쳤던 지지율이 대선 도전을 본격화한 뒤 3~5%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이 전 대표나 정 전 총리 모두 청년층의 마음을 잡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유튜브 채널 ‘이낙연TV’를 통해 ‘엄중은 잠시 접고 갈게요’, ‘이낙연 악플모음’ 등의 영상을 만들어 엄중한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군 의무복무를 마친 전역자들에게 3천만 원씩을 주는 방안을 제안하고 정 전 총리는 사회초년생을 위한 1억 원 통장 등을 내놓는 등 현금지원 공약으로 청년층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의원과 연대에 성공한다면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광재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강원지사에 출마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번 대선에서는 다른 후보들과 연대할 가능성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면서도 “당분간은 본인을 위해서도 대선 행보를 걸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표 쪽은 연대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광재 의원과 연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선 출정식에 참여한 것은 아니다”며 “출정식에 초대받으면 참여할 뿐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