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나주 고체폐기물(SRF) 열병합발전소의 시운전을 시작하면서 지역난방공사와 나주시 사이의 갈등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형폐기물의 지속적 공급을 위한 협상이 필요한데 갈등이 깊어지면 향후 발전소의 안정적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26일 나주열병합발전소의 시운전을 시작해 본격 가동 준비에 들어갔다고 27일 밝혔다.
지역난방공사는 발전소 설비를 점검한 뒤 발전소 출력을 순차적으로 높여 가동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고형폐기물은 쓰레기 가운데 탈 수 있는 것을 선별·가공해 석탄을 대체할 수 있는 연료로 만든 것이다.
지난해 환경영향평가에서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나주시 쪽은 고체폐기물의 사용을 계속 반대하고 있다. 외부 지역 쓰레기를 들여오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크다.
황 사장은 나주열병합발전소의 가동을 시작한 뒤 27일 입장문을 내고 발전소 가동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황 사장은 “발전소 미가동에 따른 막대한 적자로 배당 감소와 주가 하락 등 상장회사로서 감내하기 힘든 수준의 주주 불만과 손해배상청구 압력 등 여러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발전소의 설치 목적에 맞게 가장 우수한 자원순환형 에너지 시설로 운영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대기배출물질은 지속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발전소 가동으로 지역난방공사와 나주시 사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나주시는 고형폐기물을 발전연료로 사용하는 데 반발해 나주열병합발전소의 가동을 반대해 왔다.
강인규 나주시장은 시운전 당일인 26일 입장문을 내고 “지역사회와 주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가동 강행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앞으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지역난방공사에 있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26일 지역난방공사 전남지사를 찾아 항의했고 지역주민들도 발전소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나주시는 현재 지역난방공사와 나주열병합발전소 가동을 위한 사업개시 신고서를 반려한 것을 놓고 2심에서 다툴 준비를 하고 있다. 1심은 나주시가 사업개시 신고서를 반려한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해 지역난방공사가 승소했다.
지역난방공사는 나주시와 발전소와 관련해 협의를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을 마련해 놓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나주열병합발전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기존에 계약을 맺은 광주시에서 발전연료로 사용할 고형폐기물을 지속적으로 들여와야 한다.
하지만 나주시에서 발전소 가동을 먼저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양쪽의 협상은 당분간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두 기관의 협상이 지연된다면 올해 9월30일에 임기가 끝나게 되는 황 사장은 나주열병합발전소 문제를 제대로 매듭짓지 못하고 임기를 마치게 된다.
황 사장은 입장문에서 “정부, 지방자치단체, 관계기관의 협력과 지원을 이끌어 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