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1-05-12 15: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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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열 HSD엔진 대표이사 사장이 친환경사업에서 새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탈질설비(SCR)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HSD엔진은 저온 탈질설비(LP SCR)와 고온 탈질설비(HP SCR) 모두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데 여기에 일본시장 진출의 고비도 넘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고영열 HSD엔진 대표이사 사장.
탈질설비는 대기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는 친환경장치로 주로 선박엔진에 탑재된다. 발전 주기기(엔진 등)의 온도에 따라 저온 탈질설비와 고온 탈질설비로 구분된다.
12일 HSD엔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고영열 사장은 탈질설비사업 확대의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된다. 고영열 사장은 그동안 탈질설비사업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HSD엔진은 친환경기자재와 관련한 기준이 까다롭다고 여겨지는 일본시장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탈질설비를 공급하게 됐기 때문이다.
일본은 친환경 관련 기준이 높은데 일본에 진출하면서 추가 수주는 물론 세계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앞으로 사업규모 확대가 기대된다.
HSD엔진은 4월 말 일본 선박엔진기업과 저온 탈질설비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다만 해당 기업의 요구에 따라 회사이름과 계약 규모는 따로 알리지 않았다.
HSD엔진은 2013년 세계 최초로 독자적으로 저온 탈질설비를 개발한 뒤 탈질설비사업 확장에 힘써 왔다.
HSD엔진은 탈질설비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한 2017년 매출 44억 원을 거둔 이후 2020년 685억 원까지 외형을 꾸준히 키워왔다.
다만 탈질설비 신규수주 규모는 2017년 271억 원에서 2019년 635억 원까지 증가하다가 지난해 코로나19로 선박 발주시장이 위축되며 365억 원으로 줄었다.
고영열 사장은 환경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는 상황을 친환경장치인 탈질설비사업 확대의 호기로 보고 있다.
국제연합(UN) 아래 항로·교통규칙·항만시설의 국제적 통일을 위한 전문기구인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해부터 선박의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이산화탄소 등 배기가스 배출제한을 강화하는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탈질설비사업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지광훈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HSD엔진은 배출가스 규제 등 환경기준 강화에 따라 탈질설비사업의 실적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HSD엔진는 탈질설비사업을 통해 당장 선박엔진 수주가 줄어드는 문제에도 대응할 수 있다.
HSD엔진는 최대 고객사인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과 기업결합을 함에 따라 선박엔진 수주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기업결합한 뒤 대우조선해양 선박의 엔진은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에서 모두 공급하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HSD엔진은 전체 매출에서 대우조선해양을 상대로 한 매출비중을 2019년 말 42.3%에서 2020년 말 33.6%로 줄이며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9년 7월부터 지속해온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기업결합 심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탈질설비사업 확대는 실제 기존 선박엔진사업의 매출 감소를 메울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고 사장은 탈질설비를 선박뿐 아니라 육상설비로 확장하는 방안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HSD엔진은 2019년 5월 포스코와 광양제철소 소결로(철광석을 가열해 덩어리로 뭉치는 공장)용 탈질설비 공급계약을 맺었다. 또한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한국중부발전 제주발전본부 내연발전 1호기와 2호기의 고온 탈질설비(HP SCR) 성능개선 공사를 따냈다.
고 사장은 2019년 4월 중부발전 제주발전본부와 탈질설비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직접 주관할 정도로 탈질설비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이 밖에 HSD엔진은 LNG 이중연료 추진엔진 수주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기존 선박엔진사업에서 친환경선박으로 꼽히는 LNG추진선에 들어간다.
HSD엔진은 LNG 이중연료 추진엔진 수주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만 신규수주 4천억 원가량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추세라면 2011년 이후 10년 만에 한 해 신규수주 1조 원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환경규제가 강화함에 따라 조선소들의 이중연료 추진선박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고 HSD엔진도 이중연료 추진엔진 수주계약이 늘고 있다"며 "HSD엔진은 이에 올해 신규수주 규모가 1조 원을 웃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HSD엔진 관계자는 "저온 탈질설비와 고온 탈질설비 모두 기술 경쟁력을 갖춘 곳은 흔치 않다"며 "현재 탈질설비를 주로 선박엔진용으로 공급하고 있지만 육상발전시설용으로도 공급을 적극 확대해 친환경기업으로서 면모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