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 약점으로 평가받던 리테일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개인투자자 사로잡기에 나선다.
최 부회장은 메리츠증권이 주력으로 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규제가 심화되면서 개인고객을 공략해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27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리테일조직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기 위해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해외주식거래, 주식대여 등 관련 서비스 범위를 넓혀가려고 한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1월 기존 미국, 중국 등에 이어 유럽 11개국까지 해외주식거래 가능국가을 넓혔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으나 앞으로도 해외주식거래 가능국가를 더 늘려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는 데 대응해 새 수익원 확보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안에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식대여서비스를 내놓을 계획도 세웠다.
주식대여서비스는 5월3일 재개되는 공매도와 관련해 개인투자자들에게 공매도에 활용되는 주식을 빌려주는 서비스다.
기존에 주식대여서비스를 실시하던 6개사(NH투자증권,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SK증권, 유안타증권) 외에 17개사는 5월 공매도 시작과 함께 해당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른 증권사들과 비교해 시기가 다소 늦긴 하지만 메리츠증권도 공매도에 참여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을 노려볼 수 있다.
최 대표는 3월 리테일 상품공급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리테일본부 아래 상품솔루션팀을 만들었다.
신설된 상품솔루션팀은 리테일지원팀에서 나온 조직으로 영업점에서 판매하는 금융상품을 공급, 관리하는 업무를 맡았다. 리테일지원팀에서 통합적으로 수행하고 있던 업무를 따로 분리해 리테일 채널의 상품 관련 업무를 신설팀에 맡긴 것이다.
메리츠증권은 리서치센터와 상품부서와 협업을 통해 최근 종합자산관리계정(랩어카운트)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이 상품은 '메리츠펀드마스터랩(Wrap)'으로 리서치센터와 상품부서의 전문가들이 직접 펀드를 고르고 운용한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부문의 전통적 강자로 꼽혀왔다. 2019년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이 150% 수준으로 증권업계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규모가 가장 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은 부동산개발을 하는 시행사에 신용공여, 채무보증 등을 통해 사업에 소요되는 자금을 지원해주는 금융상품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관련 규제가 계속 강화되면서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부문 성장을 기대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 채무보증에서 증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아지자 부동산경기가 하락할 때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2019년 12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익스포저 건전성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이 관리방안은 2020년 7월까지 증권사가 부동산 채무보증 비율을 자기자본의 100%까지 낮추도록 한 것이다. 메리츠증권이 종전처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규모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최근 개인투자자 자산관리시장은 급격히 늘면서 최 부회장의 리테일 강화전략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은 리테일과 트레이딩을 강화해 새로운 이익 기반을 확대해나가고 있다"며 "2021년 위탁매매부문 순수수료수익은 전년대비 18% 증가한 125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0년 위탁매매부문은 2019년과 비교해 163% 증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