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2020년 연간 정비비를
최정우 대표이사 회장 취임 때인 2018년과 비교해 10%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비비는 제철소 생산설비 등의 유지를 위한 필수적 비용으로 안전예산의 핵심으로 여겨진다.
포스코는 2018년 7월 최 회장 취임 뒤 3년 동안 특별안전예산 1조3천억 원가량을 배정했다고 하지만 이 기간 포스코에서 작업 도중 사망한 노동자는 11명에 이른다.
27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따르면 포스코는 2020년 한 해 포항과 광양 두 제철소에서 모두 1조4113억 원가량을 정비비로 사용했다.
이는 2018년보다 12.4% 줄어든 수치다.
정비비를 제철소별로 살펴보면 2020년 포항제철소는 7226억 원, 광양제철소는 6887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과 비교해 포항제철소의 정비비는 12.3%, 광양제철소 정비비는 12.5% 각각 줄었다.
포스코는 노 의원에게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정비비 자료를 제출했는데 지난해 정비비 규모는 10년 전인 2011년과 비교해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2011년 포스코 2곳 제철소의 정비비는 1조4813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정비비는 2011년보다 4.7%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2020년 포항제철소 정비비는 2011년과 비슷했지만 광양제철소의 정비비가 2011년보다 10% 이상 줄었다.
정비비는 크게 인건비에 포함되는 수선비와 유지보수에 사용되는 자재비용인 재료비로 구성된다.
지난 10년 사이 실질임금 상승과 물가 상승에 따라 인건비와 재료비가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 감소폭은 더 큰 것으로 파악된다.
최저시급으로만 따져봐도 2020년 최저시급은 8590원으로 2011년 최저시급은 4320원보다 2배 가량 올랐다.
포항 및 광양제철소에 10년 사이 새 생산설비가 추가됐다는 점에 비춰보면 실질적 정비비 감소규모는 더욱 큰 것으로 분석된다.
포항제철소에서는 2011년 이후 3파이넥스(Finex)공장과 4선재공장, 전기강판 3ZRM 압연공장, 냉연부 2용융도금공장의 가동을 시작했다. 광양제철소에는 4열연공장 및 4도금공장 2발전공장 등을 새로 지었다.
포스코는 최 회장이 2018년 7월 취임한 이후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고 2018년부터 3년 동안 특별안전예산으로 1조3천억 원가량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안전에 핵심이 되는 정비비는 줄인 것이다. 정비비는 매년 생산설비 보수를 위해 사용되는 비용인 만큼 안전과 직결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포스코 전직 임원은 "최 회장 취임 뒤 정비비를 줄이고 정비인력의 질도 이전보다 낮아졌다"고 말했다.
포항제철소 노조 관계자는 “기존에 정비작업은 사고가 나지 않은 부분을 말 그대로 점검하고 고장이 나지 않더라도 안전을 위해 설비를 교체하는 방식이었다"며 "
최정우 회장 취임 뒤 정비작업은 고장이 난 뒤에야 고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에선 안전관리예산이 사용되고 있다고 말하지만 현장노동자들은 전혀 체감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에 따르면 최 회장이 취임한 2018년 7월 이후 포스코에서 작업중 사망한 노동자는 11명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는 정비비뿐 아니라 정비성 투자비까지 합쳐서 안전설비 투자를 따져봐야 한다고 해명했다.
정비성 투자비는 기계설비 개선을 위해 사용하는 비용으로 제조원가 항목에 포함된다. 다만 포스코는 노웅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정비성 투자비 내역은 포함하지 않았다.
포스코 관계자는 “2017년 이후 정비비와 정비성 투자비로 해마다 약 2조 원 이상을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