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두산인프라코어와 건설기계업계에 따르면 손 사장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에서 다국적 건설기계기업 가운데 점유율 1위에 오르는 등 안정적 지위를 확보하자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시장에서 3월 4591대의 굴착기를 판매해 1994년 중국 진출 이래 최대 월간 판매기록을 세웠다.
기존 최고 기록은 2010년 3월의 4273대였다. 중국에 진출한 건설기계 분야의 다국적기업(MNC) 가운데 글로벌 1위인 미국 캐터필러를 제치고 2월에 이어 3월도 판매량 1위를 달성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시장에서 1~4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지 건설기계 회사들은 중국 정부의 지원 등에 힘입어 낮은 가격에 건설기계를 공급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반면 두산인프라코어는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품질로 시장에서 인정을 받으며 안정적 지위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손 사장은 이런 성과에 힘입어 신흥시장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손 사장은 중동지역이 다른 신흥시장과 비교해 규모가 크고 전망이 좋다는 점을 고려해 우선 중동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유가가 회복되는 등 중동의 건설기계시장의 전망이 밝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 성과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민간기업 지원을 위해 133억 달러 규모의 토목·건축공사 투자지원 계획을 세웠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343억 달러, 카타르는 가스전사업과 2022년 월드컵 준비를 위한 시설 마련에 1500억 달러를 투입한다.
2021년 중동 건설시장은 지난해보다 1.7% 성장한 4795억 달러 규모로 예상된다.
유가가 회복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로 가라앉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인프라 등 건설 관련 투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글로벌 건설기계 회사들이 이미 자리잡고 있는 선진국시장보다 신흥시장이 개척을 통한 실적 확대효과가 더 큰 점도 중동을 비롯한 신흥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배경으로 꼽힌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신흥시장은 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은 나라들이 포함돼 글로벌 상위권 건설기계회사가 진출해 있지 않은 곳이 있다"며 "두산인프라코어가 시장 선점효과를 누릴 수도 있는 셈"이라고 바라봤다.
신흥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가격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신흥시장의 탄소배출 기준이 선진국보다 여유로운 상황 등에 맞춰 현지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미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에서 신흥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보다 크기도 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20년 두산밥캣을 제외한 연결기준 매출에서 신흥시장은 31.4%(1조134억 원), 선진시장은 23.2%(7492억 원)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두산인프라코어는 25일 카타르에서 굴착기 102대를 수주하면서 단숨에 카타르 건설기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서는 성과를 내게 됐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침체를 겪는 상황에서도 현지의 신규딜러 육성 등 투자를 이어갔는데 그 성과가 나타난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우선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등 신규딜러를 확보한 국가들의 영업을 확대해 올해 중동시장에서 10% 이상 점유율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 올해 320대의 대규모 건설장비 납품계약을 따내며 선전하고 있다"며 “카타르의 대규모 수주를 바탕으로 중동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