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역 역세권 개발사업은 서울시와 국가철도공단이 갈등을 겪으면서 8년째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총사업비 920억원을 투입해 공덕역 주변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 일대 5740㎡에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 공동주택, 공공도서관을 공공기여방식으로 건설하는 사업으로 계획이 세워졌다.
국가철도공단은 경의선 지하화로 발생하게 될 상부부지 9만여 ㎡를 공원부지로 서울시에 무상제공하는 대신 공원과 연계한 '공덕역 부근지역 개발사업'의 인허가를 2010년 11월 약속받았다.
하지만 국유재산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서울시는 공원 완공시점부터 1년 동안만 부지 사용료가 면제되고 이후에는 해마다 약 60억 원을 철도공단에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국유재산법 제34조를 보면 국유재산을 직접 공용·공공용 또는 비영리 공익사업용으로 사용하려는 지방자치단체에 사용을 허가하는 때에는 사용료를 면제할 수 있다.
하지만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국유지 취득을 전제할 때만 사용료를 1년에 한해 무상사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돼 서울시와 국가철도공단이 갈등을 겪게 됐다.
또 국가철도공단과 서울시가 맺은 협약서에는 부지 무상제공 등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포함되지 않으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구체적으로 공덕역과 서강대역의 역세권 개발을 공약으로 내걸지는 않았지만 마포~용산~동대문을 문화·교육·금융 중심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한국철도공사가 맡고 있는 창동역사 개발사업을 재개해 창동차량기지를 포함한 창동·상계권역에 북부권 종합환승센터를 설치하고 돔구장과 지하복합몰을 건설하는 계획을 내놓는 등 철도역사 개발사업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가철도공단이 추진하고 있는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이 건설사들로부터 호응을 얻으면서 앞으로 추진할 역세권 개발사업도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국가철도공단 안팎에서 나온다.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은 수서역 환승센터를 상업, 숙박시설 등으로 개발해 30년 동안 운영하며 수익을 내는 사업이다. 대지면적 11만5927㎡ 규모로 추정 사업비만 1조 원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역세권 개발사업이다.
이 사업은 기존에는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국가철도공단이 토지이용료 상한선을 정하고 각종 기여금을 줄이기로 하면서 건설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가철도공단은 22일까지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 공모사업을 모집하는데 HDC현대산업개발과 한화건설, 신세계백화점 등이 공모에 참여할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정부도 2.4대책을 통해 역세권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역세권 개발사업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역세권 개발을 통해 인구밀집도가 높아지면 역사에 상업·숙박시설 등을 개발하는 복합역사 개발사업의 가치가 높아져 건설사들의 더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철도공단은 2019년 4월 개최한 ‘철도자산 개발사업 활성화를 위한 워크숍’에서 2022년까지 복합역사 및 역세권 개발사업과 폐선·폐역 등 철도 유휴부지 활용 등을 통해 3만5천 명의 신규일자리를 창출하고 민자역사 점용료 등 3800억 원의 자산개발 수익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김한영 한국철도공단 이사장은 최근 취임했는데 역세권 개발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기를 바라고 있다.
2월 취임한 김 이사장은 철도분야에서 30년 넘게 일한 ‘철도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 이사장은 4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철도역세권의 활용도가 아쉽다면서 “국가철도공단이나 한국철도공사, 에스알(SR) 등이 역세권의 임대업 기능을 키운다면 국민세금이 들어가는 사업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고 수익구조를 다변화해 요금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