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전자·전기·정보통신

미국 중국 반도체 패권경쟁,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투자 자극하나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21-03-29 15:20:54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미국 중국 반도체 패권경쟁,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투자 자극하나
▲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사업장(위)과 SK하이닉스 중국 우시사업장(아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경쟁에 고심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양쪽 모두 중요한 고객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수요를 따라 중국 생산시설 마련에 힘을 쏟아왔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산업 견제에 이어 본격적으로 미국내 반도체 제조 강화정책을 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아닉스도 미국에 생산거점을 늘릴 가능성이 떠오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산업 패권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두 나라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해온 한국 반도체업계의 전략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중국에서 매출 12조2천억 원, 미국에서 매출 12조7천억 원을 거뒀다. 두 지역 매출이 거의 비슷한 규모를 나타내면서 이런 지역 매출 합계가 전체 매출의 78%를 차지할 만큼 양쪽 모두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였다.

삼성전자는 미주지역 매출이 78조3천억 원, 중국 매출이 37조8천억 원으로 2배 이상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는 SK하이닉스와 달리 스마트폰, TV, 가전 등 다른 사업부 매출도 포함돼 있다. 세계 여러 지역에 생산시설이 있는 다른 사업부와 달리 반도체는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별도 기준 수출액이 반도체 매출양상을 더욱 잘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별도 기준 수출액만 보면 미주가 48조 원, 중국이 44조 원으로 차이는 줄어든다. 여기 포함되지 않은 중국 삼성반도체(SCS) 매출(5조3천억)과 미국 삼성오스틴 법인(SAS) 매출(3조9천억 원)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국내 반도체 업계를 대표하는 두 회사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잡힌 사업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두 나라에게 모두 한국의 반도체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은 반도체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거침없는 행보를 보인다. 이 때문에 중립적 위치를 지켜오던 한국기업들이 선택적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한국은 미국과 중국 한쪽 편에 서지 않기 위해 반도체산업에서 정치를 배제해 왔다”면서도 “두 나라가 각을 세우면서 이러한 균형을 지키기 어려워졌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기술 부족과 재정 누수, 미국 제재 등으로 한때 반도체 굴기 전략이 차질을 빚는 모습을 보였다. 매년 30조 원 이상의 자금이 투자되고 있지만 대표 기업인 우한홍신(HSMC)이 청산 절차를 밟는 등 성과가 미진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최대 파운드리업체 SMIC가 2조6천억 원 규모로 선전에 새 반도체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반도체 패권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여전하다. 미국에 상장된 매그나칩반도체를 중국계 자본이 인수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는 미국은 중국을 더욱 강하게 견제하는 모습을 보인다. 정권이 바뀌면 화웨이 등을 향한 제재가 완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오히려 수출 규제를 추가하는 등 제재를 강화했다.

최근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공급망을 100일 동안 조사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여기에 반도체지원법(CHIPS for America Act)이 통과되는 등 미국 내 반도체 제조업 육성기조를 뚜렷이 하고 있다.

인텔이 “반도체 생산의 동아시아 쏠림현상을 막겠다”며 파운드리사업 진출을 발표한 배경에도 국가 차원의 지원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인텔이 파운드리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에는 상무부 장관, 주지사 등 정부 고위직이 참석했다.

이런 패권경쟁에서 미국이 한국을 반도체산업의 우군으로 끌어들이려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4일 중국의 행위에 대응하고 공동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우방국과 협력하기 원한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중국 수출은 미국 수출의 2배 이상이고 반도체 판매도 중국이 핵심지역이다”며 “만약 한쪽의 편을 들도록 압력을 받는다면 이 상황이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은 “한국의 주력품목인 메모리반도체는 중국·홍콩으로 수출 비중이 60%를 상회해 미국의 중국 압박 및 글로벌 가치사슬(밸류체인) 개편 시도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 반도체업계의 중국 의존도는 높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월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지역별로 중국이 49억5천만 달러, 미국이 5억7천만 달러로 8배 이상 차이가 났다.

더욱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제품 수요뿐 아니라 생산측면에서도 중국의 중요성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두 150억 달러를 들여 중국 시안에서 낸드공장 증설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텔로부터 중국 다롄의 낸드공장 인수절차를 밟고 있고 청주 파운드리 설비도 중국 우시로 이전했다.

산업연구원은 미국이 향후 첨단 공정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의 미국 내 신규 생산시설 투자를 유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국내와 중국 중심으로 반도체 투자를 진행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내 시설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100억 달러를 투자해 초미세공정을 적용한 파운드리 생산설비를 짓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틴, 애리조나, 뉴욕 등을 저울질하고 있는데 미국 반도체 육성정책으로 논의가 탄력을 받아 조만간 투자계획을 확정발표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 대규모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당장은 신규투자를 진행할 여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미국에 생산시설을 두는 쪽으로 전략의 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반도체 육성정책은 SK하이닉스가 장기 거점전략에 새로운 밑그림을 그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최신기사

중국 반도체 수입과 수출액 모두 대폭 늘어, 미국 규제 대응해 '투트랙' 전략
한화오션 'KDDX 개념설계 보고서 불법인용 의혹'에 "규정 절차 지켜"
한화투자 "한국타이어 목표주가 상향, 올해 이어 내년도 호실적 전망"
현대차 미국 슈퍼널 본사 캘리포니아로 이전, 워싱턴DC 사무실은 정책 대응
윤석열 대국민담화서 비상계엄 정당성 강조, "나라 지키려 법적권한 행사"
삼성전자 AI PC '갤럭시 북5 Pro' 최초 공개, MS 코파일럿 기능 탑재
한동훈 "윤석열 탄핵이 유일한 방법, 국민의힘 표결 참여해야"
구글 새 AI 모델 '제미나이 2.0' 출시, "AI 에이전트 최적화"
중국 최대 태양광 기업 공장 증설계획 연기, 공급 과잉과 미국 관세장벽에 부담
BNK투자 "삼성전자 목표주가 하향, 모바일 수요 악화로 4분기 실적 쇼크"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