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최고안전환경책임자(CSEO)에 신상문 부사장이 올라 안전을 책임진다.
정호영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발생한 안전사고를 계기로 구성원의 생명과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상문 부사장은
정호영 사장이 안전경영을 펼치는 데 선봉장 역할을 맡게 됐다.
▲ 신상문 신임 LG디스플레이 최고안전환경책임자(CSEO) 부사장. |
29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이날 CSEO로 선임된 신 부사장은 안전과 관련해 문제가 생길 경우 생산을 중단할 권한을 지닌다. 이는 LG디스플레이가 추진하는 4대 안전관리 혁신대책의 핵심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기업은 공장을 24시간 가동해야 한다. 한 번 생산을 중단하면 다시 생산환경을 갖추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만들어지던 제품도 모두 폐기해야 해 손해가 크다.
신 부사장의 판단이 LG디스플레이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셈이다.
정 사장이 생산 중단과 같은 중요한 권한을 신 부사장에게 준 데는 그만큼 신 부사장이 안전과 관련해 뛰어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가 뒷받침된 것으로 보인다.
신 부사장은 36년 동안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생산현장에서 근무해 오랜 경험과 전문성, 이해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CSEO에 오르기 전까지는 LG디스플레이 최고생산책임자(CPO)로 일하기도 했다. 생산 단계에서 일어나는 안전문제들에 해박할 것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실제로 신 부사장은 LG디스플레이에서 전기체계를 안전하게 관리한 공로로 2016년 제19회 대한민국전기안전대상 은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안전관리능력이 절실히 상황에 놓여 있다.
1월13일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에서 배관 연결작업이 진행되던 중 화학물질 수산화테트라메틸암모늄(TMAH)이 유출돼 노동자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가운데 1명은 최근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주 사업장은 2015년에도 화학물질 유출로 사망사고를 겪었다. 2017년에는 설비를 점검하던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졌다.
LG디스플레이 구미 사업장에서도 2020년 화학물질 유출사고가 발생해 부상자가 나왔다.
이에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 등은 2월 국회에서 열린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LG디스플레이에서는 잊을 만하면 사고가 난다”며 비판했다.
LG디스플레이의 안전경영에 사회적 관심이 쏠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내년부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시행된다는 점도 신 부사장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요인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따르면 산업재해로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와 법인은 중대재해에 따른 손해액의 5배까지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또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는 징역이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신 부사장은 CSEO에 선임되면서 "안전환경에 관한 인식과 체계를 근본적으로 점검하고 혁신해야 하는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모든 노동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신 부사장은 1959년 태어나 경북대에서 전자공학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LG디스플레이에서 모듈센터장과 생산기술센터장, 최고생산책임자 등을 역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