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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LG와 합의 난망, 김준 미국 대통령 거부권에 총력전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1-03-28 15: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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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이 미국 출장길에서 SK이노베이션 미국 배터리사업을 살릴 희망의 불씨를 찾아올 수 있을까?

김준 총괄사장은 올해 주주총회도 불참하고 미국으로 달려갔다.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를 놓고 LG에너지솔루션과 입장 차이를 좁히기는커녕 갈수록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행정부와 정치권의 도움이 더욱 절실해진 상황에 놓였다.
 
SK이노베이션 LG와 합의 난망,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939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준</a> 미국 대통령 거부권에 총력전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

28일 재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분쟁의 타결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게 아니냐는 시선이 우세하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이사회까지 나서 LG에너지솔루션과 합의 문제에 팔을 걷어붙였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합의를 위해 만났고 계속해서 개선된 안들을 제시하면서 협상을 하려고 했지만 LG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김준 총괄사장이 협상과 관련한 최종 판단시점을 앞두고 미국에 출장을 간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준 총괄사장은 미국 정치권 인사 등을 만나기 위해 급하게 이번 출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도 지고 합의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SK이노베이션에 남은 마지막 동아줄로 여겨진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시장에서 10년 동안 전기차배터리 관련 부품, 소재사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위기에 직면해있다. 

미국 국제무역위는 앞서 2월10일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이온 배터리와 부품, 소재의 미국 수입을 10년 동안 금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미국 국제무역위의 결정은 대통령 심의기간 60일을 거쳐 최종 확정되는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한도 얼마 남지 않았다.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지 않더라도 김준 총괄사장이 이번 미국 출장에서 어떤 형태로든 미국 행정부와 정치권의 개입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치권 여론 등이 힘을 실어준다면 LG에너지솔루션과 꺼져가는 협상의 불씨를 살리는 길이 다시 열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국제무역위 결정 뒤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배터리공장을 앞세워 계속해서 미국 정치권을 두드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3조 원을 들여 전기차배터리 1공장과 2공장을 지으면서 미국에서 전기차배터리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1공장은 2022년 1분기, 2공장에서는 2023년부터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내세웠다.

SK이노베이션은 3월 초 미국 국제무역위의 전기차배터리 수입금지 결정이 받아들여지면 조지아주 전기차배터리공장 건설을 포기할 수도 있다며 미국 백악관에 개입을 요청했다.

이밖에도 바이든 행정부 법무부 장관후보로 거론됐던 샐리 예이츠 전 미국 법무부 차관을 미국사업 고문으로 영입했다.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도 최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김준 총괄사장까지 미국 현지에서 배수의 진을 치고 정치권 설득활동을 펼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국제무역위의 수입금지 결정이 유지되면 조지아주에서 배터리공장을 철수하고 다른 곳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미국 행정부와 정치권의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이는 결국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배터리사업이 철수까지 검토해야 할 정도로 벼랑 끝에 몰려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준 총괄사장은 올해 SK이노베이션 주주총회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인사말로 “주주이익 보호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배터리사업의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고 미국사업을 지속할 수 없게 만드는 경쟁사의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은 세계 자동차산업 2위 규모 시장이기도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전기차배터리사업에 제동이 걸리면 사업적 피해는 미국지역 매출 감소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배터리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국제무역위 제재로 포드와 폴크스바겐 등에 공급계약분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추가 사업기회도 놓친다면 사업상 손실이 천문학적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본다.

SK이노베이션에게 전기차배터리사업은 회사의 미래를 담보할 핵심사업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주력사업인 정유사업이 세계 각 국가의 친환경에너지정책 등으로 부진을 겪고 있으면서 2020년 영업손실 2조5688억 원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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