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흑자기조 재안착을 위해 대형올레드(OLED)패널 사용처를 넓히는 데 집중한다.
정 사장은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를 대폭 줄여 대표 취임 2년 만에 흑자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레드 다변화 전략을 통해 실적 개선폭을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올해부터 대형올레드패널 제품군을 여러 크기로 확장하는 동시에 올레드패널의 쓰임새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레드패널은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소자를 이용해 만들어진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기존 액정디스플레이(LCD)패널과 비교해 뛰어난 명암비를 보이면서도 훨씬 얇은 두께를 구현할 수 있어
LG디스플레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형올레드패널 생산체제를 갖췄다.
2011년 업계 최초로 55인치 풀HD 올레드패널 1종을 개발했는데 현재는 48인치 4K제품부터 88인치 8K제품까지 여러 종류를 양산하고 있다. 이 패널들은 주로 TV와 상업용 디스플레이 등에 쓰인다.
앞으로는 이보다 패널 크기가 더 세분화되면서 사업영역도 넓어진다. LG디스플레이는 향후 20~30인치대까지 올레드패널 라인업을 대폭 확대해 TV뿐만 아니라 게임, 모빌리티, 개인용 디스플레이 등으로 진출하기로 했다.
정 사장은 2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초대형부터 중형까지 다양해진 제품 라인업과 늘어난 고객기반을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 확대와 수익성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TV를 넘어서는 다양한 수요처 발굴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올레드패널의 형태 역시 발전을 거듭하며 사용처 다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투명패널, 롤러블(두루마리형)패널, 벤더블(휘어지는)패널 등이 개발됐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중국 베이징과 선전 지하철에 창문을 대체하는 투명 올레드패널을 넣었다. 1월 열린 가전·IT전시회 CES2021에서는 벤더블패널로 만들어진 게임용 모니터를 소개하며 상용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7월부터 건설, 가구, 인테리어업체와 업무그룹을 구성해 관련 산업에 올레드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올레드패널 생산량은 이런 올레드패널 다변화 움직임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광저우 올레드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생산량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 LG디스플레이 벤더블 올레드패널로 만들어진 게임용 모니터. < LG디스플레이 > |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대형올레드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450만 대를 보였고 올해는 700만~80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대형올레드패널 수요처 다변화는 정 사장이 내세운 ‘올레드 대세화’ 전략의 일환이다.
정 사장은 2019년 9월 LG디스플레이 경영을 맡은 뒤 올레드 대세화, 플라스틱올레드 사업기반 강화, LCD 구조혁신 등 3대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영업손실 1조3600억 원에서 2020년 영업손실 291억 원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정 사장은 올해는 적자규모를 줄이는 데 만족하지 않고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그는 주주총회에서 "올해 완전한 경영 정상화를 이루고 새롭게 도약하는 해로 만들어 가겠다"며 “기존 고객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이종산업과도 협업해 사업범위와 사업방식의 끊임없는 진화·발전을 이뤄가겠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2021년 LG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을 1조 원 중반대로 예상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CEO 교체 이후 1년 넘게 진행한 올레드로 체질 개선효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