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이 25일 공개한 '탄소중립보고서-제로노믹스'에 따르면 전세계 주요 기업의 절반 이상이 탄소중립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지 않아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는 파리기후협약을 지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다드차타드 그룹> |
세계 주요 기업의 절반 이상이 탄소중립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지 않아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는 파리기후협약을 지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탄소중립이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SC제일은행은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이 25일 공개한 '탄소중립보고서-제로노믹스'에서 이렇게 조사됐다고 26일 밝혔다.
제로노믹스는 탄소중립 환경으로의 전환에 대한 경제성을 평가하는 연구보고서다.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은 탈탄소 목표 대비 기업들의 탄소중립 전환 진행상황을 파악하고자 2020년 9~10월 세계 주요 대기업 고위경영자 250명과 투자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 및 연구를 진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의 탈탄소 목표와 실제 실행 수준 사이에는 큰 격차가 있다는 점이 나타났다.
고위경영자의 55%는 그가 소속된 회사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향해 빠르게 전환하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에 더해 글로벌기업의 85%는 탄소중립으로 전환을 위해 높은 수준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탄소중립 전환을 위해 대규모 조직개편이 필요할 것이라는 응답도 59%에 이르렀다.
파리기후협약 목표달성을 충실히 지원하고 있다고 응답한 경영자는 47%에 그쳤다.
특히 탄소집약적 산업과 신흥시장 기업들이 탄소중립 전환에 큰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한 경영자의 71%는 2020년부터 10년 동안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예상돼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주요 조치들을 2030년 이후로 미루겠다고 응답했다.
글로벌기업의 67%는 탄소중립 전환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금융지원(전환비율 조달) 부족을 꼽았다.
약 64%는 적정한 비용의 대체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탄소중립 전환이 저해되고 있다고 판단했으며 60%는 투자자들의 지원부족을 상당한 장애요인으로 생각했다.
글로벌 기업의 52%는 중단기적 수익 극대화를 위해 탄소중립 전환을 미루고 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로 많은 기업들이 눈 앞의 생존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인 탓으로 풀이된다.
탄소중립 전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과 관련한 복수응답에서는 조사기업의 81%가 표준화된 탄소중립 평가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탄소중립과 관련한 서로 다른 정의, 표준화되지 않은 평가 방법 및 체계, 공시 및 보고 요건 등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관행 정착을 통한 비용절감 및 효율성 증대'도 81%의 응답률을 보였다. 탄소중립 전환에 따른 재무적 이점이 커져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 밖에 79%는 탄소중립 전환을 원하는 고객의 요구가 확대되면 2050년까지 전세계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한국과 일본 등 북아시아 지역 고위경영자의 약 70%는 파리기후협약 목표달성을 충실히 지원하고 있다고 응답해 세계 응답결과(47%)와 큰 차이를 보였다.
북아시아 지역 고위경영자의 80%가 '탄소배출 저감기술의 부족'을 탄소중립 전환의 가장 큰 장애물로 꼽아 전체 세계 경영자(51%)와 인식차이를 보ㅗ였다.
이에 더해 북아시아 지역 고위경영자의 87%는 짧은 경영자 임기 탓에 탄소중립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그룹 회장은 "이번 연구 결과에서 대부분의 글로벌기업들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 전환을 목표로 하면서도 구체적인 이행조치는 아직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탄소중립 전환에 성공하려면 모든 국가와 지역사회가 함께 신속하게 움직여야 하는 만큼 기업, 소비자, 정부, 규제당국, 금융업계가 지속 가능한 솔루션, 기술, 인프라 개발을 위해 긴밀하게 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스탠다드차타드그룹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