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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엘리트 공직자' 임종룡 주형환, 민간기업 취업 물꼬 열어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1-02-21 14: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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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말기에 주요 부처를 이끌었던 관료출신들이 민간기업에 취업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3년 반이 지나면서 고위공직자의 민간기업 취업 제한기간도 끝났기 때문이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993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근혜</a>정부 '엘리트 공직자'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7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임종룡</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45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주형환</a>, 민간기업 취업 물꼬 열어
임종룡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

21일 재계에 따르면 3월에 열리는 여러 기업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근혜 정부 주요 부처 수장을 맡았던 관료출신들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리는 안건이 속속 상정된다.

특히 임종룡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주형환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눈길을 받는다.

임 전 위원장은 금융위원회 5대 위원장이자 박근혜 정부의 두 번째 금융위원장으로 2015년 3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자리를 맡았다.

주 전 장관은 2016년 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고위공무원의 취업제한규정에서 벗어나면서 이들이 민간기업에서 자리를 맡게 된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윤리법 제17조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과 그 시행령에 따르면 4급 이상 고위공무원은 퇴직한 이후 3년 동안 공직에 있을 때 업무와 관련이 있으면서 일정 규모 이상인 민간기업이나 로펌, 회계법인 등에 취업할 수 없다.

모두 2020년 7월로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제한 기간이 끝났다.

임종룡 전 위원장은 애초부터 삼성증권 사외이사 후보군으로 꼽혔다. 이영섭 삼성증권 임원후보 추천위원회 위원장의 추천으로 이번에 삼성증권 사외이사를 맡게 됐다.

삼성증권은 19일 주주총회 소집공고 공시를 통해 “임종룡 후보자는 경제·금융 관련 지식과 실무 경험을 두루 겸비하고 있어 사외이사로서 경영진을 대상으로 심도 깊은 조언을 줄 수 있어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임 전 위원장은 CJ대한통운 사외이사도 맡는다. CJ대한통운은 정기 주주총회에 어떤 안건을 올릴지 아직 공시하지 않았으나 삼성증권이 임 전 위원장의 사외이사 겸직 사항을 설명하며 ‘CJ대한통운(사외이사) 2021년 3월 선임 예정’이라고 명시해뒀다.

주형환 전 장관도 올해부터 2개 기업의 사외이사를 새로 맡는다.

현대미포조선은 주 전 장관의 사외이사후보 추천안건을 정기 주주총회에 올리기로 하면서 “행정과 재정 전문가로 기업의 투명성 제고와 이사회 중심의 의사결정체계 심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되고 다년 동안의 공직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의 건전성을 제고하여 회사 전체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호텔신라도 주 전 장관을 놓고 “회사의 지속적 성장/발전을 위한 전략 수립과 추진, 사업별 경쟁력 강화, 경영관리 체질 개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기업가치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사외이사후보로 추천했다.

주 전 장관은 2020년 11월부터 패션의류기업 까스텔바작의 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임 전 위원장과 주 전 장관은 모두 관료시절 ‘엘리트 공무원’으로 평가받았다.

임 전 위원장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를 거치는 동안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경제정책국, 대통령실 경제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장 등 공무원들이 부러워하는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공직생활을 마치고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임 전 위원장은 공직사회 안팎에서 ‘경제관료의 자존심’ ‘에이스 오브 에이스’라는 말도 들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윤증현 전 부총리는 재임 시절 사석에서 당시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지내던 임 전 위원장을 놓고 “국보(國寶)같은 공무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임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말기에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되기도 했으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개각이 무산되면서 금융위원장 자리를 유지하다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자리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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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환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 전 장관 역시 공직사회 안팎에서 엘리트 공무원이라는 소리를 들어왔다.

미국 미주개발은행(IBD)에 파견근무를 할 때 업무추진능력을 인정받아 당시 루이스 알베르토 모레노 총재의 총애를 받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일화다.

녹색성장위원회 기획단장을 맡을 때 신재생에너지 보급지원 확대 등 저탄소 녹색성장정책을 주도했으며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일하며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수립, 민관합동 무역투자진흥회의 개최, 규제 개선 중심의 투자 활성화대책 등을 주도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맞물려 공직생활을 마감했던 다른 여러 관료들도 앞으로 민간기업의 사외이사나 고문 자리에 추천될 가능성이 있다.

취업제한 기간이 풀린 인물로는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와 최양희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정재찬 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홍윤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 이기권 전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있다. 다만 처지가 모두 달라 앞으로 서로 다른 행보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이기권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2020년 하반기에 이미 국내로펌 김앤장 고문으로 합류했다. 유일호 전 부총리는 국민의힘 재보궐 경선준비위원장에 내정되는 등 정치권과 교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양희 전 장관은 현재 서울대학교 인공지능(AI)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재찬 전 공정위원장은 퇴직 공무원들의 불법 재취업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20년 2월에 대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의 실형을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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