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신한금융 생명보험 통합법인 신한라이프 출범 뒤 시장에서 차별화된 성장기회를 찾기 위해 헬스케어 등 신기술을 통한 플랫폼 경쟁력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신한생명이 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플랫폼을 선보인 뒤 이를 비금융분야 신사업에 활용하고 보험영업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1일 신한생명에 따르면 헬스케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새 서비스 출시가 검토되고 있다.
신한생명이 지난해 12월 보험사 최초로 금융당국에 일반인 대상 건강관리서비스업 부수업무를 신고해 금융업 외에 보험 비가입자도 대상으로 하는 헬스케어사업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2월 초에 신한생명 등 보험사 관계자와 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헬스케어 활성화 태스크포스 회의를 열고 보험업계의 헬스케어 신사업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성 사장이 이런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다양한 헬스케어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신생기업과 서비스 출시를 위한 협력도 진행해 온 만큼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신한생명이 헬스케어 플랫폼 기반 서비스를 내놓고 사업화한다면 본업인 보험업 외에 비금융분야에서 새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신한생명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는 모바일 운동관리서비스 '하우핏'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하우핏은 정기적으로 열리는 실시간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인공지능 기술로 사용자의 운동자세를 인식해 교정해주는 서비스로 신한생명이 보험사 최초로 출시한 헬스케어 플랫폼 기반서비스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아직 시범운영 단계라 정해진 건 없지만 정식출시 뒤 일부 서비스를 유료화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헬스케어서비스는 기존에 신한생명 보험상품에 가입하지 않았던 소비자들도 플랫폼에 끌어들여 이들의 건강정보 등 데이터를 수집하고 영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금융당국 역시 보험사의 헬스케어 플랫폼을 활용한 건강데이터와 금융데이터를 융합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업계와 협의해 논의하며 데이터 융합사업 촉진에 힘을 싣기로 했다.
신한생명이 중장기적으로 헬스케어 플랫폼을 통해 유입된 고객 정보를 활용해 보험상품 설계에 활용하거나 맞춤형 보험상품 추천에 이용해 영업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 셈이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사용자 건강정보 등 데이터도 헬스케어 플랫폼을 통해 일부 수집할 수 있다"며 "그러나 아직은 상품 추천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성 사장은 신한생명 대표에 오를 때부터 인슈테크를 보험업에 활발히 도입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하고 새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를 제시해 왔다.
보험업에 디지털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도움을 받는 인슈테크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여 비대면 중심의 금융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고객층을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 사장이 헬스케어 플랫폼을 키워내는 것은 7월로 예정된 신한금융 계열 생명보험사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통합 이후 보험시장에서 영향력 확대에 기여할 수도 있다.
신한금융은 통합법인 신한라이프 출범을 계기로 삼아 생명보험시장에서 지배력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는 만큼 다른 생명보험사와 차별화된 경쟁요소를 확보해야만 한다.
특히 두 생명보험사가 통합한 뒤에는 당분간 모바일앱 일원화 등 과정에서 혼란이 빚어질 수 있는 만큼 안정적으로 고객 유입을 이끌 수 있는 영업채널을 확보하는 일이 필요하다.
헬스케어 플랫폼은 이런 외부 요인과 관계 없이 서비스 자체 경쟁력으로 꾸준히 고객 유입을 이끌어낼 수 있어 중장기적으로 보험영업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신한생명이 실제로 경쟁력 있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실제로 인기를 끄는 플랫폼을 확보하는 일은 성 사장에게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하우핏이 아직 시범운영 단계로 약 4천 건의 앱 내려받기 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용자를 충분히 늘리기까지 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한생명이 하우핏에 이어 새 헬스케어 플랫폼 출시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성 사장은 지난해 말 하우핏을 출시를 알리며 "보험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헬스케어 플랫폼을 준비해온 만큼 경쟁력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며 디지털 전환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