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코리아가 한국에서 새 차종 ‘모델Y’를 통해 전기차 1위 위상을 이어가기 위해 올해부터 바뀐 전기차 보조금을 확보하기 위한 가격정책을 펼친다.
테슬라코리아는 모델Y의 기본모델 가격을 예상과 달리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춰 출시하고 기존 모델의 주력 판매차량 가격도 보조금정책에 따라 내려 한국 전기차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1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가 국내에 최근 내놓은 모델Y의 기본모델 가격을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맞췄다는 시선이 나온다.
테슬라코리아는 수입차업계 기존 예상과 달리 모델Y의 기본모델인 스탠다드모델을 5999만 원으로 출시했다. 이외에 롱레인지모델은 6999만 원, 퍼포먼스모델은 7999만 원으로 책정했다.
애초 자동차업계에서는 모델Y의 스탠다드모델 가격이 테슬라의 이전 모델과 사양 등을 비교할 때 6천만 원 수준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하지만 테슬라코리아가 주력 판매모델인 스탠다드모델 가격을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판매하면서 국내 전기차시장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차량 가격이 6천만 원 미만인 차량은 보조금 100%를, 6천만~9천만 원 미만인 전기차는 보조금의 50%를, 9천만 원 이상의 차량은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이런 바뀐 보조금정책에 따라 테슬라코리아도 차량 출시가격을 맞춘 셈이다. 이뿐만 아니라 기존 ‘모델3’ 가운데서 가장 판매가 좋았던 롱레인지모델 가격도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낮췄다.
테슬라코리아는 모델3 롱레인지의 소비자가를 5999만 원으로 기존보다 차값을 480만 원 낮췄다.
테슬라의 대표적 주력 차종인 모델3 롱레인지가 2019년 국내 출시된 이후 가격이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 조사 기준으로 1월에 테슬라코리아는 자동차를 18대 밖에 판매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책이 바뀌는 과정에서 전기차 보조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기차 1위업체 테슬라코리아로서는 자존심을 구긴 모양이 됐는데 테슬라코리아조차 보조금이 없으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줬다.
테슬라코리아는 2020년 국내시장에서 전기차 1만3천여 대를 판매해 내수 브랜드를 포함해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팔았다.
하지만 올해 주요 수입차회사에서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차량을 잇달아 내놓을 예정이어서 국내 전기차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가격 경쟁력은 필수적이다.
포르쉐의 전기차 ‘타이칸 4S’는 전기차 보조금이 없었던 1월 105대를 판매해 수입전기차 가운데 가장 판매량이 많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하반기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제작한 ‘EQS’를 국내에 판매한다. BMW도 고성능 브랜드인 M모델에서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을 세워뒀다.
테슬라코리아가 12일 새 모델 모델Y를 내놓으며 가장 먼저 올해 국내 전기차시장 경쟁의 불을 지폈지만 '모델Y'의 신차효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전기차 볼륨모델 경쟁에서는 정부 보조금 등을 포함해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는데 현대자동차도 이르면 3월 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오닉5'의 가격을 낮출 가능성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테슬라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앞세운 성능을 앞세웠지만 올해 현대차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내놓으면서 성능부분에서 격차를 좁힐 가능성이 크다.
애초 현대차는 테슬라의 모델Y의 가격을 6천만 원 이상으로 예상해 아이오닉5를 5천만 원 중반 수준으로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테슬라가 가격을 인하하면서 현대차도 판매가격을 더욱 낮출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직까지 전기차시장에서 일부 고급 수입차 브랜드를 제외하고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소비자들의 결정을 좌우하고 있을 정도로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올해 1월 신차등록된 전기차 대수는 615대에 그쳤다. 2020년 1월보다 31% 감소했다. 보조금이 지급됐던 2020년 12월과 비교하면 81%나 뒷걸음질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