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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효성 수소경제 올라타, 조현준 정면돌파 리더십으로 지휘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2-1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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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수소에 미래를 걸었다. 효성그룹 주력 자회사들의 신사업을 수소에서 찾으며 공격적 투자계획을 내놓고 있다.

조 회장의 투자계획이 재무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동반하는 만큼 신사업 추진을 진두지휘하는 조 회장의 리더십도 함께 주목받는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강용규 기자


곽보현 부국장(이하 곽) : 인물 중심 기업 분석 CEO톡톡. 안녕하십니까. 곽보현입니다. 그룹 체질 개선을 위해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현준 회장은 수소 등 첨단소재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신사업 추진방향을 이야기했습니다.

조현준 회장이 효성 신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리스크들을 넘어서야 하는지 비즈니스포스트의 강용규 기자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강용규 기자(이하 강) :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입니다.

조현준 효성그룹 수소 공격적 투자, 밝은 전망 속 리스크도

곽 : 요즘 에너지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가 신재생에너지, 그중에서도 수소인데요. 효성그룹도 수소사업을 추진하고 있지 않습니까? 조 회장의 수소사업 전략은 어떻게 되나요? 

강 : 조 회장의 효성 수소사업 전략을 쉽게 표현하자면 ‘밸류체인의 구축’입니다.

일반적으로 에너지사업의 밸류체인에서 생산 단계를 업스트림, 저장 및 운송 단계를 미드스트림, 활용 단계를 다운스트림이라고 표현하는데 조 회장은 효성그룹 3개 계열사를 모든 단계에 걸쳐 포진했습니다.

효성화학이 수소 생산을, 효성첨단소재가 수소저장용기에 쓰이는 탄소섬유의 생산을, 효성중공업이 수소충전소 건설을 각각 맡는 방식입니다.

곽 : 조 회장의 의도가 어느 정도 파악이 됩니다. 만약 정부의 수소정책이 모든 밸류체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효성그룹은 수혜가 더욱 커질 수 있겠습니다.

강 : 정부는 2020년 7월 수소위원회를 발족해 국내 수소산업 육성에 나섰습니다. 게다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그린뉴딜 정책에 힘입어 수소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미국, 중국 등 거대 시장에서 친환경정책의 일환으로 수소를 내세우는 것이 수소 산업화를 앞당기고 있다고 파악했습니다. 

곽 : 수소시장의 개화가 세계적 트렌드라면 저는 특히 탄소섬유의 전망이 밝다고 생각이 됩니다. 생산한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하는 것이 이 산업에서 중대한 과제가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강 : 아마 조 회장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 회장은 “탄소섬유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며 탄소섬유를 사용하는 전방산업의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 산업소재의 패러다임을 어디까지 바꿀 수 있을지 그 끝을 단언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하며 탄소섬유의 확장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곽 : 네. 조 회장의 탄소섬유 투자계획이 회자가 됐던 때가 2019년이었습니다.

당시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생산량을 2천 톤에서 2만4천 톤까지 증설하기 위해 2028년까지 1조 원의 거금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는데, 그때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전주의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공장을 방문했을 정도니 조 회장도 기대가 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수소시장의 전망이 밝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효성그룹의 수소사업은 또 다를 수 있거든요? 무조건 성공하는 사업이 세상에 있을 리는 없고. 효성그룹의 수소사업, 어떤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까?

강 : 조 회장의 계획대로라면 효성첨단소재는 1년에 1천억 원씩 10년을 탄소섬유의 증설에 투자해야 합니다. 저는 이 투자부담이 효성그룹 수소사업의 리스크라고 생각합니다.

곽 : 중요한 사업에 큰 투자를 하는데 왜 리스크가 되죠?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강 : 2020년 3분기 말 기준으로 효성첨단소재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이 689억 원에 지나지 않습니다. 해마다 투자금을 직접 벌거나 외부에서 조달해야 합니다.

일단 투자금을 직접 벌 수 있을지부터가 문제입니다. 효성첨단소재는 2019년 순손실 529억 원을 봤고 작년에는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이 223억 원입니다.

곽 : 그럼 효성첨단소재가 외부에서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겠군요.

강 : 다만 그것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효성첨단소재의 부채비율은 547.9%였습니다.

현금이 생기면 투자하기보다 재무구조를 안정화하는 것이 먼저일 수도 있습니다.

효성첨단소재뿐만 아니라 효성그룹 주력 4개 계열사는 모두 재무적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조 회장은 내년까지 독일 린데그룹과 3천억 원을 투자해 효성화학 울산 용연공장에 액화수소 생산공장을 짓는 투자계획을 내놨지만 효성화학의 부채비율도 457.3%, 투자 자체가 부담되는 상황입니다.

곽 : 투자금을 어디서 어떻게 마련하는지에 조 회장의 효성그룹 수소계획이 달린 셈이군요.

강 : 조 회장은 효성그룹 지주사 효성의 자금력을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금 보유량은 1543억 원으로 많은 것은 아니지만 2020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재무제표에 매각 예정자산이 2조4293억 원어치 잡혀 있습니다.

문제는 조 회장의 투자계획이 수소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효성중공업의 신사업인 데이터센터,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증설, 효성화학의 베트남 가스화학설비 등 앞으로 자금이 투입되어야 할 사업이 많이 있습니다.

곽 : 쉽게 말하면 돈을 쓰겠다고 벌여둔 판은 넓은데 정작 돈이 많지 않다. 주력 계열사들이 어떻게 돈을 벌어서 투자금액을 마련할지가 핵심이라는 얘기군요.

강 : 효성첨단소재를 예로 들면, 현재 탄소섬유로 만든 수소차용 수소용기의 샘플을 현대차에 보내 품질 테스트를 받고 있습니다.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하고 현대차를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다면 앞으로 돈을 버는 일이 상당히 수월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효성중공업은 국내 전력기기시장을 넘어 미국이나 북유럽 등 새로운 전력기기시장으로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효성화학은 주력 생산품인 폴리프로필렌의 마스크용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계열사들이 수익을 내 투자금을 마련할 길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곽 : 그렇더라도 계열사들의 수익 창출능력이 악화하면 현재의 재무적 리스크가 치명적으로 돌아오는 때가 있을 텐데요. 조 회장이 재무적 관점에서 볼 때 리스크가 상당히 큰 도전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군요.

조 회장이 수소와 기타 신사업에 이처럼 공격적으로 나서는 이유가 있습니까?

조현준 효성 체질개선 절실해, 집권형 리더십으로 위기탈출 모색

강 : 저는 조 회장이 효성그룹의 체질 개선에 절박함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신년사를 보면 “특이점의 시대가 와버렸다. 기술들이 서로 융합해 시너지를 내면서 무서운 속도로 변화를 만들어내고 산업의 패러다임도 근본부터 바뀌고 있다. 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라고 말하며 위기감과 절실함을 표현했습니다.

곽 : 기업인들이 해마다 신년사를 통해 강조하는 것이 변화, 혁신, 체질 개선 이런 것들인데요. 조 회장의 체질 개선 의지는 다소 강력하게 들립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강 : 효성그룹이 여러 사업을 하고는 있으나 주력은 결국 화학과 중공업 등 고전적 산업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탄소섬유나 폴리케톤, 아라미드 등 효성첨단소재의 신소재사업들은 미래 전망이 밝은 편입니다만 사업규모가 아직은 그다지 큰 편이 아닙니다. 효성첨단소재도 결국 주력은 타이어코드입니다.

곽 : 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코드를 말씀하셨는데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도 글로벌 점유율 1위로 효성그룹의 대표상품 아니겠습니까?

강 : 맞습니다. 다만 두 사업 모두 미래에도 효성그룹의 대표상품으로 남기 위해서는 변화가, 혹은 동력이 필요합니다.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는 라이크라 등 뒷순위 사업자들의 추격을 받고 있으며 이 추격자들은 거대한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있습니다.

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코드는 전방산업인 모빌리티시장이 내연기관차 중심에서 친환경차 중심으로 전환하는 흐름 한가운데 있습니다.

곽 : 조 회장이 최근 스판덱스사업에서 재활용 화학섬유 브랜드 ‘리젠’을 개발하는 등 친환경 제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친환경의 가치가 주목받는 만큼 시장의 변화에 발을 맞추려는 움직임의 하나로 볼 수 있겠군요?

강 : 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코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무게가 더 무거운 만큼 타이어의 강도도 높아야 합니다.

효성첨단소재는 이런 흐름에 맞춰 기존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보다 강도가 센 아라미드를 활용한 타이어코드를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곽 : 이렇게 조 회장이 수소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나 친환경 제품에 공을 들이는 모습들... 이 모든 것이 결국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맞춰 시장에서 살아남겠다는 의지로 해석하면 되겠군요.

강 : 네. 다만 이런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 조 회장의 어깨가 많이 무거울 것입니다. 효성그룹 내에서 조 회장의 리더십은 절대적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곽 : 효성그룹에서 조 회장의 리더십이 대체 어떻길래 절대적이라는 말을 쓰시는지 궁금합니다.

강 : 효성그룹은 다른 기업집단들과 비교해 계열사 대표이사들의 권한이 다소 제한적이라는 재계의 평가가 있습니다.

효성그룹은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경영에서는 자율성을 부여받고 있습니다만, 사업전략과 관련해서는 조 회장이 모두 틀어쥐고 관리하는 형태로 굴러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곽 : 최근 리더십의 유행이 ‘서번트 리더십’ 아니겠습니까? 실무자들이 자율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리더가 뒤를 받쳐주는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는데... 조 회장의 리더십은 정반대의 중앙집권형 리더십이라는 말인가요?

강 : 맞습니다. 조 회장의 강점으로 꼽히는 해외사업에서 이런 면이 잘 드러납니다.

전략의 기초부터 조 회장이 주관한 뒤 직접 해외 고위 관계자를 만나 사업의 물꼬를 틉니다. 이후 조현준 회장이 최종 결정을 내리면 계열사의 해외진출이 이뤄집니다.

곽 : 이거 말로만 들어서는 잘 모르겠는데, 대표적 사례 하나만 들어주시죠.

강 : 효성그룹의 ATM 계열사인 효성티앤에스의 멕시코시장 진출이 좋은 사례입니다. 

멕시코 정부는 정부가 지급한 복지카드로 국민들이 ATM에서 직접 현금을 찾도록 하는 ‘루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조 회장은 2018년 초부터 이 사업에 필요한 ATM을 수주하기 위해 영업전을 진두지휘했다고 하는데요.

2019년 직접 멕시코를 방문해 안토니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하나 있습니다.

곽 : 어떤 에피소드인가요?

강 : 조 회장은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야구광이라는 사실을 알고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고 있는 추신수 선수의 사인이 담긴 야구방망이를 들고 가 그에게 선물했습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기분이 좋았는지 방망이를 들고 타격 자세를 취하자 그걸 바라보던 조 회장이 함박웃음을 짓던 장면이 사진으로 남았습니다.

곽 : 회장이 직접 뛰는 리더십이 성과로 이어진 좋은 사례네요.

강 : 조 회장은 효성그룹에서 섬유, 무역, 정보통신, 전략 등 다양한 부문을 돌면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가 중앙집권형 리더십으로 효성그룹을 이끌 수 있는 것도 다양한 경험 덕분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곽 : 조 회장에게 2019년은 지주사 효성과 그룹 주력 계열사 4곳을 포함해서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한 해라고 합니다. 이는 3년 만에 다시 이뤄낸 결과라고 하는데요. 

2020년에는 5개사 합산 영업이익이 5073억 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됩니다만 이는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파악됩니다.

올해는 합산 영업이익이 1조1101억 원으로 재차 늘어날 것으로 증권업계는 바라봅니다. 조 회장의 리더십이 실적 측면에서는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를 하고 다음 시간에는 효성그룹의 경영을 흔들 수 있는 리더십의 도전은 없는지, 만약 있다면 조 회장은 어떻게 대처하게 될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CEO톡톡 여기까지입니다. 끝까지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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