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이 오랜 부진을 넘어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한 뒤 LG이노텍은 카메라와 기판소재사업 경쟁력을 탄탄하게 다져 왔다. 전장부품사업이 다른 주력부문에 이은 새로운 효자사업으로 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증권사 분석을 종합하면 LG이노텍 전장부품부문은 2021년부터 연간 흑자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 전장부품부문은 2017년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선 뒤 2020년까지 4년째 적자가 이어졌다.
이는 LG이노텍이 최근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용 부품 쪽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한 데 따른 성과로 분석된다.
특히 자동차용 카메라사업이 순조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이노텍은 현재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에 사용되는 카메라를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에 주도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은 올해 하반기부터 구조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자율주행용 카메라 및 자동차용 파워모듈의 가파른 성장이 주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2020년 자동차용 카메라 매출 2800억 원을 거둬 업계 선두권에 있다”며 “자율주행분야에서 앞선 행보가 기업가치 재평가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LG이노텍은 자동차용 카메라 이외에도 다양한 자동차용 부품을 출시하고 있다. 자동차와 스마트폰 사이 데이터 송수신을 지원하는 ‘디지털키 모듈’을 1월 선보였다.
자동차와 사물의 통신을 담당하는 V2X통신모듈, 전기차 배터리의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도 개발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이처럼 LG이노텍의 전장부품사업이 궤도에 오르는 것은
정철동 사장이 추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효과를 본 결과로 풀이된다.
정 사장은 2018년 11월 LG이노텍 CEO에 오른 뒤 고밀도회로기판, 조명용 발광 다이오드(LED) 등 수익성이 부진한 사업들을 정리하고 카메라모듈, 기판소재와 같은 주력사업에 투자해 왔다.
현재 LG이노텍 카메라모듈과 기판소재사업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카메라모듈부문은 애플과 협업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을 이어가는 중이다. 기판소재부문 역시 통신용 반도체기판과 같은 고부가제품을 통해 수익성을 높여가고 있다.
▲ LG이노텍이 개발한 자동차용 카메라. < LG이노텍 > |
전장부품부문이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 LG이노텍의 3대 주력 사업부문이 모두 안정권에 들어서는 셈이다.
외부적으로도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의 성장요인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LG그룹은 전체적으로 전장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LG이노텍의 모회사인 LG전자가 대표적이다.
LG전자는 2018년 1조4천억 원을 투입해 오스트리아 전장기업 ZKW를 인수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캐나다 자동차부품기업 마그나와 전기차 부품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마그나는 애플이 전기차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협력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이에 따라 LG이노텍이 마그나를 통해 애플 전기차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2025년에는 애플카에 카메라, 3D센싱모듈, V2X통신모듈, 소형모터를 공급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전장부품부문의 중장기 성장동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