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3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과 관련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공매도 금지조치가 5월2일까지 연장된다.
금융위원회는 3일 오후 금융위 임시회의를 열고 공매도 금지 조치를 5월2일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5월3일부터 공매도를 부분적으로 재개하기로 결정했다"며 "공매도 재개에 시장의 우려와 염려가 큰 만큼 부분적 재개를 통해 시장충격을 최소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우리의 자본시장 환경에서 글로벌 스탠다드인 공매도를 완전 금지 또는 무기한 금지하기는 어렵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우리가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다는 점, 글로벌 지수 산출기관의 국가별 신용등급 평가에 공매도가 중요한 평가요소라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공매도가 허용되는 종목은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을 구성하고 있는 대형주다. 코스피 917개 종목 가운데 22%인 200개 종목, 코스닥 1470개 종목 가운데 10%인 150개 종목의 공매도가 재개된다.
나머지 2037개 종목은 공매도가 계속 금지된다. 공매도 재개 및 금지 효과, 시장상황 등을 고려한 뒤 공매도 재개방법 및 시기 등을 별도로 결정하기로 했다.
공매도 금지조치와 함께 시행됐던 1일 자기주식 취득 특례조치도 5월2일까지 연장된다.
공매도 재개시점을 놓고 4월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시선과 관련해 은 위원장은 "공매도 재개시점은 거래소 전산개발과 테스트 기간 등을 고려해 5월3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공매도 재개시점까지 제도 개선 및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불법 공매도가 적발되면 강하게 처벌하고 불법 공매도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공매도 목적 대차거래 정보를 전산시스템을 통해 5년 동안 보관하도록 의무화한다. 무차입 공매도 적발주기도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한다.
이와 함께 시장조성자제도를 개편해 3월16일부터 전면 실시한다. 시장조성자의 공매도 규모를 절반 이하로 축소하고 직전 이하 가격으로 공매도를 주문할 수 없도록 업틱룰을 전면 적용한다.
또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개인들이 안정적으로 주식을 차입할 수 있도록 개인대주 서비스를 확대한다. 금융사들의 협조를 통해 2조~3조 원 규모의 대주 물량을 확보했으며 5월3일부터 즉시 제공된다.
다만 공매도에 처음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공매도 거래의 특수성·위험성과 관련된 사전교육과 실제 투자절차를 반영한 모의 투자를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했다. 또 초기 투자한도는 3천만 원으로 제한되며 공매도 횟수 및 누적 차입규모에 따라 한도가 늘어나게 된다.
앞서 금융위는 코로나19로 증시가 급락하자 2020년 3월16일부터 6개월간 모든 상장종목에 공매도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후에도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해 지난해 8월 공매도 금지조치를 2021년 3월15일까지 6개월 연장했다.
금융위는 지난달 공매도 금지조치가 3월15일에 종료될 것이라는 공지문자를 발송하면서 공매도 재개를 공식화하는 듯 했지만 정치권과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커지자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한 발 물러서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