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는 비은행계열사 강화, 해외사업 및 신규사업 확대 등에 더욱 속도를 붙이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4일 2020년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신한금융지주를 넘어 3년 만에 금융지주 순이익 1위를 탈환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KB금융지주 주가는 수년간 '저평가 주식'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2018년 초 6만 원대 후반을 기록한 뒤부터 단 한번도 고점을 넘어서지 못했다.
특히 KB금융지주를 비롯한 국내 금융지주 주가는 최근 3개월 동안 정치권의 이익공유제 논의와 금융당국의 배당축소 권고로 코스피 움직임과는 반대로 약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KB금융지주는 실적발표와 함께 튼튼한 기초체력과 다각화된 수익원 등이 앞으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B금융지주는 2020년 4분기 보수적으로 회계처리를 해도 5300억 원을 넘는 양호한 순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감추려 해도 감춰지지 않는 이익체력이 다시 한번 부각될 것이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KB금융지주가 2020년 지배주주 순이익 기준으로 3조4천억 원~3조6천억 원 수준을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신한금융지주의 지배주주 순이익 추정치와 엎치락뒷치락 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자산 건전성을 바탕으로 실적 외형적 확대 뿐만 아니라 신사업과 해외시장 진출 등 다양한 수익원을 늘려가고 있어 업종내 최선호주로 꼽혀왔다.
앞서 2019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펀더멘털을 키우면 언젠가 주가는 본래의 모습에 맞는 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한 바 있는데 그 효과가 이제 나타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KB금융지주는 경우 업종내 가장 우수한 건전성지표를 보유하고 있어 이익 안정성이 높게 나타날 것이다"며 "특히 2021년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규모가 관건이 될 것인데 대형 은행지주 중 담보비율이 월등히 높아 최종손실 인식 규모가 가장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동남아시장과 푸르덴셜생명 등 새로운 수익원이 확대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KB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KB금융그룹은 KB국민은행, KB증권, KB국민카드 등 모든 주요계열사들이 동남아 진출을 확대하며 신남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KB국민은행이 2020년 8월 인수한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은 1분기 안으로 KB부코핀은행으로 이름을 바꾸고 KB계열사로 영업을 본격화한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을 내세운 대대적 광고도 단행했다.
KB금융그룹은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수혜와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영향으로 코로나19 이후 5.2~5.3%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코핀은행을 중심으로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캐피탈 등 인도네시아에 진출해있는 해외 계열회사와 시너지 극대화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이밖에 개인투자자 증시 유입 확대에 따라 KB증권의 순이익도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인수한 푸르덴셜생명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된다.
2020년 3분기 기준 푸르덴셜생명의 누적 순이익을 반영해 추산하면 KB금융지주의 비은행계열사 수익비중은 4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데이터사업도 재빠르게 진입하며 선점을 노리고 있다. 마이데이터사업이란 신용정보주체인 개인이 정보를 스스로 관리하고 통제하며 자산관리서비스 등 개인화된 서비스를 받는 것을 뜻한다.
KB국민은행은 2일 'KB마이머니'를 통해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내놨다. 1월27일 마이데이터 사업자 자격을 획득한 지 1주일 만이다.
고객은 자신이 제공한 금융데이터를 활용해 KB마이머니에서 신용관리 서비스, 자동차관리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하반기 KB스타뱅킹, 리브 등 KB국민행 플랫폼에서 더 다양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KB금융지주의 최근 3개월 주가를 살펴보면 2020년 11월 4만8천 원 선까지 올랐다가 현재 4만1천원 대에 머물러 10% 넘게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천 중반선에서 3천을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